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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Feb 12. 2021

덕담을 건네야 하는 이유


가끔은 덕담이나 칭찬을 건네도 반응이 밋밋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땐 괜히 말을 꺼냈나도 싶습니다.

그렇다고 없던 말로 하자고 할 수도 없습니다.

갈 곳을 잃은 덕담이 안쓰러워지는 순간입니다.



그럼에도 덕담과 칭찬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1. 상대가 덕담을 기뻐하는 경우 -

상대방은 분명 즐거워하고 있으며 배로 되돌려줄 줄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

공감 세포가 발달한 최상급 인간입니다.

함께 하는 즐거움이 생깁니다.


2. 머뭇거리는 경우 -

덕담 내용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거나 자신이 덕담받을 자격이 되는지 고민하는 스타일입니다.

안타깝지만 많은 대한민국인들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분명 덕담의 효능을 체험하면 향후 개선될 가능성이 큽니다.


3. 무시하는 듯한 경우 -

무언가 나의 관심을 회피하는 모습입니다.

이 경우엔 덕담의 주제나 소재가 적절한 타깃을 벗어났을 수 있습니다.

의아함과 실망감을 갖기 이전에 상대의 약점이나 숨기고 싶은 점을 건드리지 않았나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덕담에도 기술이 있습니다.


유사 예) 아휴, 그만하면 학교 잘 들어갔지 ~애 엄마 아빠는 더 좋은 대학 나왔어?

(음.. 그다지 좋은 예는 아닌듯하나 정말 그렇게 대놓고 얘기하는 사람을 보고 깜놀한 적이 있습니다)


4. 아예 거절하는 듯한 경우 -

아마 이 경우는 당신도 어느 정도 예상했을 것이므로 상처 받지 않도록 미리 정신 훈련을 해야합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던지는 덕담은 그대로 공중으로 날아가는 것이 옳습니다.

진심 가신 덕담을 차 버렸다고 분개하는 장면에는 호응하는 관객이 없기 마련입니다.


또는 진심 담긴 덕담을 대놓고 무시한다면 상대방이 복 받을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자기 마음을 사막으로 만드는 이입니다.

그러므로 그런 이에게 절대 분노하지 말아야 합니다.

화가 난다면 거듭된 칭찬으로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반복되는 덕담에 얼굴을 찡그리다가도 자신도 모르게 웃으며 넘어오게 됩니다.


물론 이 기법엔 배짱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칭찬이 과도하여 아첨 수준으로 올라가면 곤란합니다.

상대는 정말 자신이 잘난 줄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덕담은 이 모든 상황을 만들어내는 조미료와도 같습니다.






음력으로 신축년 첫날 아침입니다.

어젯밤에 보낸 신년 인사에 대한 회신이 한밤중과 아침에 도착했습니다.

어느 답변은 따뜻함이 느껴지고 어느 톡은 상투적입니다.

또 어떤 이에게서는 답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들 어떻습니까?

그들 덕분에 덕담을 생각했고 함께 했던 즐거웠던 시간들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무심하게 그들의 관심과 애정을 지나쳤을 나를 카톡 글비춰보았습니다.

때론 살갑고 때론 정했던 그들의 모습이 바로 나일 것입니다.

어른들이 복 받으려면 복을 지으라 했는데 무심히 들었던 그 말들이 점점 가볍지 않습다.


고리타분한 덕담을 빛나는 칭찬으로 바꿔써본다면 덕담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러므로 받을 자격이 있든 없든 모든 이들에게 덕담은 쓸모가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홀로 살아가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산책길에서 마주치는 이들에게 처음으로 인사를 해봐야겠습니다.



           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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