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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도형
Feb 23. 2021
상담사의 자격
한 지인이 톡을 보내왔다.
그렇게 구독을
차단해
버리면
상대방이
기분 나빠서라도
관계가 단절될
것이라고.
글도 몇 편 되지 않지만
쓰면
쓸수록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의식적인 작업이
되어갔
다.
아름답고 선한 글만
써야 하는 걸까?...
내 속에서 비껴
나있던 음성이
나즉이
울려났
다.
그렇다면
그동안
교류를 이어갔던 이들에게 상처나 실망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새로 시작함이 옳은 일일 것이었다.
모든 글을 들고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거나 탈퇴 후 다시 가입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애초에 따로 글 저장소를 마련하지 않고 브런치에 직접 글을 쓴 결과 이곳에서의 정보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도 힘든
일이었
다.
그래서 모든 구독을 삭제하고 상대 구독자에게 구독 취소를 요청했다.
현 상태에서 글쓰기 초기 상태를 시도한 것이다.
결과는
?
실패다.
가장 가까운 작가인 콩새님과 효라빠님과
이주현
님만
겁?먹고
도망갔다.
반대로 박성원님과
조매영
님과
고코더
님은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라이킷을
눌렀
다.
그래서
조금 더 압박을
가했
다.
-
라이킷을
계속
누르는 사람은 본문과 요청사항을 읽지도 않은
이들이다
.
그러나 이들은 울산바위
삼형제같이
단단했
다.
그들의 얼굴이
새삼
궁금해졌다.
그러고 보니 그들 모두 당당히 프로필에 얼굴을 올린 이들이다.
남
다른 포스를
장착한
작가들임이 틀림없다.
<결혼 방정식>은 다른 글에 비해 읽고 간 이가 많았다.
지인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 무슨 결혼을 세 번 정도 한 사람 같구먼?
그리고
얼마 후
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새로 론칭한 상담 앱인데 그중 연애 카테고리의
상담사
로
모시겠다
는 내용이었다.
한참을 웃다가 다시
지인들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세 가지 반응이 돌아왔다.
1. 친구 1 : 재미있겠다. 잘해봐라.
1. 작은 누님 : 신중하라. 남 인생에 함부로 관여해선 곤란하다. 의사 중에선 정신과 의사가 스트레스를 가장 크게 받는다.
1. 친구 2 : 때려치워라. 네가 무슨 자격으로?
미리 등록한 작가의 체험담을 읽어보니 몇 가지의 유형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상담 신청자의 사연을 공감해주고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방식이 가장 설득력 있었다.
그건 이미 예전에 상담 교육을 통해 얻은 결론과 흡사했다.
카운슬러의
개인적인 해결책 제시가 상대방에겐 별 소용이 없는 경우도 많다.
신청자는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이에 대한 확신을 얻고자 상담을 신청하는 경우도 꽤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액수를 알 수 없는 소정의 보상과 상담 후의 평가 방식이었다.
요즘 평가가 존재하지 않는 분야가 어디 있으랴마는 그만큼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었다.
또한 주로 늦은 밤과 새벽에 고민 상담이 이루어지는 것이 큰 문제로 보였다.
1대 1 채팅 상담이 이 시간대에 이루어진다면 나 개인의 휴식과 회복의 시간이 훼손될 수도 있다.
그들의 고민거리가 내 꿈에
나타나지나
않을까 지레 걱정도 들었다.
현재
는 이에 대한 결정을 유보한 상태이다.
상담 분야는
이미 예전부터 적성 검사에서 제시되었던 분야이다.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그러나 진지한 상담을 원하는 이에게 과연 도움이 될 수 있는 충분한 피드백을 제시할 수 있을까?
물론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다.
글쓰기에도 도움이
될런지는
알 수 없다
.
이 곳
브런치는
내게
서구식 아점 -> 글 쓰는 매거진 -> 소통하는 다락방 -> 스케치하는 그림판
->
상담사
의 가능성
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여러모로 즐거운 경험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여러 작가들의 직간접적인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다.
고마운 일이다.
깊은 강물처럼 흐르는 류완 작가님부터 팝콘처럼 터지는 괜찮아요 작가님까지 끊을 수 없는 님들이 너무나 많
다.
애초에 라이킷과 구독을 금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던 것이다.
(
이 저녁 격무를 마치고 귀가하는 영혼들에게,
혹은 아직도 일터에서 하루를 불사르고 있는 영혼들에게,
어둔 다락방에서 거친 글을 매만질 영혼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내고
싶은 시간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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