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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Mar 29. 2021

댓글로 보는 정치 민심

댓글은 알고 있다


오늘자 모 일간지 인터넷판 뉴스를 보니 4.8일 자로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여론조사가 실렸다. 기사 내용은 한 달 전인 2월과 최근의 3월 조사 결과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민주주의 제도하에서 여론조사는 중요한 민심 척도 방식의 일종이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서는 조사 수행 기관의 조사 방법과 평가 해석 그리고 정치적 편향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특정 언론이나 기사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다양성이 한 축인 민주 사회의 구성원으로는 당연히 열린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물론 이는 종종 쉽지는 않은 일이긴 하다.


대부분의 언론 기사들은 하단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라고 명시하고 있으니 직접 인용은 삼가고 간략한 설명으로 대신해야겠다.



<서울시장 적합도 조사>


2월 초 : 박영선(더불어민주당) 42%
            오세훈(국민의힘당) 39%
3월 25일경 : 박영선(더불어민주당) 30%
            오세훈(국민의힘당) 47%



위 수치상으로는 약 한 달 보름 만에 매우

의미 있는 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기자는 박영선 후보의 지지율 하강 원인을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LH 비리사건으로 분석했다. 그러한 정책 실패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전임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같은 민주당 소속인 박 후보는 일정한 데미지를 안고 출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유력 후보인 오세훈의 능력 검증은 관심밖인 듯하다. 즉, 배의 키를 쥐었던 선장이 무능했으니 대립 관계에 있는 경쟁자에게 일단 선장 자리를 넘겨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충분히 능력을 검증받지 못한 채 나라의 핵심 직책을 얻게 된 경우가 얼마 전에도 있었다.

예전에 광화문에서 촛불집회가 한참일 때 함께 나가보았던 한 친구가 장탄식을 하였다.


- 나라가 이 꼴이 된 것도 부끄럽기 짝이 없지만 앞으로도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갈 인물이 야당에서도 안보이니 큰 일이야.

당시 대권 후보로 유력했던 문재인 의원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 그는 청렴한 선비상이야. 노통처럼 기민하지도 않고 결단력도 강하지 않아. 진흙탕 같은 정치판에서 나라를 바로 세우기 어려울 것이야. 그런데도 사람이 없으니 별 수 없겠지.


시간이 지나자 그의 우려대로 현 정부도 나름대로의 성과 속에 실책 또한 두드러졌다.


과거에도 그는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장밋빛 경제 전망을 제시할 때 그의 과거 전력으로 보아 사기에  가까울 것이라고 단언했었다. 물론 이 후보를 지지했던 다른 친구들이 강하게 반박했지만 이명박은 결국 국고를 탕진했다는 비판과 함께 불법 자금 수수건으로 임기후 재판을 받고 복역 중이다.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을 때는 최대의 정치 코미디판이 벌어졌다고 했다.

그녀는 이명박과의 정치적 경쟁자에서 이명박의 비리를 덮기 위한 조력자 내지는 포장지 역할밖에는 쓰일 수가 없다고 했다.


정말로 임기 내내 그 역할에 충실하다가 박통 또한 감옥에 수감되어 있다.






지난 주말에는 오랜만에 옛 동료 둘을 만나

술을 한잔 했다.

그들은 현 정치 상황에 대해 미리 앞서가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 보궐 선거를 바탕으로 야당이 승리하면서 내년 대선까지도 야당 손에 넘어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래서 혹시 국민들이 그렇게 선택하고 싶어도 인물이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최근 사퇴한 전 검찰총장을 거론했다.

그 시점에서 작은 절망감에 한잔 술을 더하고 말았다.


- 아니, 인기투표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

대통령은 한 국가의 행정 수반이면서도 국가를 위한 수많은 정치적 협상과 결단을 내리는 자리인데?

그의 외고집 성정으로는 대통령이라는 복합 직책에 맞지 않아. 만약 그를 대통령 자리에 앉힌다면 그 위세를 몰아 권력의 춤을 추는 이들은 따로 있겠지.


- 누군 첨부터 잘했나? 그리고 정치를 혼자서 하나? 민주당이 잘했어봐. 이런 말이 왜 나오겠어?


하긴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니겠다 싶었다.






언론 기사도 기사지만 달린 댓글들이 더욱 현실감을 반영한다.


- 젊은 친구들아, 니들이 오세훈이 어떤

인간인 줄 알아?
- 당연히 모르죠. 하지만 민주당이 못한 건

알고 있어요.
- 오세훈이 전임 시장할 때 너네 학생 때 밥그릇

찬 사람이야.
- 그래요? 배고픈 것도 크지만 집값 오른 것이

더 짜증 나고 속상해요.


또 이렇게도 정리가 되었다.

- 40~50대 : 민주당의 실책이 크지만 그렇다고 변혁도 반성도 없는 과거 비리 야당에게 정책권 

다시 맡길 수는 없다.
- 20~30대 : 현 야당이 과거에 얼마나 잘못했는지 몰라도 현 집권당의 이율배반적인 공정과 평등 구호에 신물 났어요.
- 60대 이상 : 보나 마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정보를 빼내 지들끼리 부동산이고 뭐고 다 해처먹었을 것이네. 근혜가 개판을 쳐서 한번 밀어줘봤더니 결국은 그 밥에 그 나물이구먼.



매번 선거를 치르고 보면 각 진영의 소위 콘크리트 지지층은 큰 변화가 없다.  그렇다면 보수와 진보 양 쪽의 지지층을 대략 30%씩 친다면 나머지 부동층 40%에 의해서 선거 결과가 정해진다.

바로 여기에 포인트가 있다.
강성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정치 감각과 판단 능력을 가진 이들이 많을수록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건강해질 수 있다.

우리는 공동체의 진정한 이익을 위해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적절한 대표자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후대를 위해 반듯한 나라를 만들수 있도록 투표 행위에 신중해야 한다.

지금보다는 좀 더 지역 연고와 학연에서 벗어나 디지털 세계화와 미래 문화를 염두에 둔 사람,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통합적 사고의 후보자를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오늘 이 글을 보는 누군가는

이 사람 말이야, 저쪽 편이로구만~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많은 시간을 보낸 후에 정치적 사안들에 대해서 겨우 유연한 자세를 조금 갖게 되었다. 마차의 두 바퀴가 존재하려면 그 둘을

이어주는 축도 절대적이다.


정치에서는 두 집단 간에 주도권을 부여하는 세력은 중도층이다. 평소에 특별한 정치적 견해가 없어 보여도 이들은 모든 것을 눈여겨보고 기억한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 가장 유리한 것이 무엇인지도 계산한다. 한 때 선동자들의 목소리에 휩쓸려도 곧 중심을 되찾는다. 혹은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대상에게 길고도 가혹한 징벌을 가한다.






예부터 민심이 천심이란다.
이번 정권 탄생에는 투표율이 저조했던

젊은이들이 적극 투표에 참여한 덕이 컸다.

그런데 지금은 또 다른 이유로 젊은이들의

정부 비판 목소리가 커졌다.
이번에는 과연 민심의 향배가 어디일지,

누가 웃을지 궁금하다.



단, 가족보다도 정당을 우선시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비판적이고 자유로우며 합리적인 사고로

우리의 미래를 선택했으면 좋겠다.


(화기애애해야 할 가족 모임에서 정치 이슈에

대한 의견차로 관계가 냉랭해지는 일을

여러 번 직간접으로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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