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하자마자 다음 날 바로 조직 개편이 있었고 한달 내에 팀의 반 이상이 우르르 퇴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약 6개월 전 함께 의지하던 나머지 동료들마저 모두 퇴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야 꽤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팀이 회사의정책 결정으로인해 신규 입사한 팀원 중 최소 2~4명은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회사의 방향성과 저의 가치관이 다르다고 느껴진 날입니다.
회사의 지침을 제가 바꿀 수 없다는 것 압니다. 회사의 지침에는 따라야죠. 그게 사회고 조직이고 현실이라는 것을요. 알지만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전 아직도 어쩌면 사회초년생처럼 착한 사람이 되고 싶은 리더입니다.
조직에서 팀원들 간의 트러블이 있을 때마다 늘 고민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와 싸웁니다. 이러한 어려움과 역경을 딛고도 같은 배를 탄 동료니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책처럼함께 가야 하는가. 아니면 이제 그만 끊어내야 하는가. 아니면 놓아줘야 하는가...를 고민하며
리더라는 책임감으로 늘 함께 가는 길을 택했던 저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회사의 결정은 납득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동기와의 헤어짐이었던 두 번째 이별을 할 때쯤엔 회사만 출근하면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나서 회사에 나오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리더이기 때문에 제 감정은 숨기고후배들을 다독여줬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입사할 때이 회사 아니면 절대 안 된다. 여기 떨어져도 다시 재도전할 거다.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온갖 어려운 시험과 면접을 통과해서 입사했었냐고...
들어오는 게 쉬웠으니 나가는 것도 쉬운 거라고... 그렇게 우리 회사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다니자고
후배에게 해줬던 말이 문득 다시 떠오른 오늘입니다.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잠시 연차를 내고 부모님 집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일은 잠시 거리를 두고, 아이와의 육아만. 먹고 자는 일만. 뱃속의 아이와의 태교에만 집중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은 점이 있다면,
스타트업의 특성상 수많은 변화로부터 우리 팀을 지켜내기 위한 울타리 역할로서의 리더. 그리고 리더로서의 책임감. 그 모든 것들이 다 제가 만들어 낸 환상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회사의 방향성이 개인 가치관과 백 프로 맞을 순 없겠죠. 혹시 그런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행운 아거나 마인드가 긍정 회로로만 무한 반복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행히 저도 지금까지 회사와 싱크가 맞는다며 그나마 러키 한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 조차도 제가 만들어 낸 착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습니다.
휴가를 마치고 이제 동료들과의 이별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제 제가 만든 환상. 착각에서 벗어나 당분간은 좀 더 객관적인 시야로 바라보려 합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나름의 최선을 다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