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 지하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오는데, 아무도 없는 공간에 내 발소리가 텅! 텅! 울리지 뭡니까. 깜짝 놀랐어요. ‘내 다리 힘이 이렇게 좋단 말인가’. 이후로 나의 걷는 소리를 잘 들어봤는데 어느 날은 짝짝이로 쿵작, 쿵작 울리기도 하더라고요.왜 이러지? 뭔가 잘못됐다, 내 걸음.
용산화타에게 여쭤봤더니, “다리로 걸어서 그래요.”
‘아니 걸음을 다리로 걷지 팔로 걸어?’
선생님은 아주 많은 말씀을 하셨어요.
내외복사근의 문제, 엉덩이의 문제, 고관절의 문제, 발목의 문제, 그리고 이들 간의 관계와 협응, 다리 근육을 쓰는 방법 등등. 걸음 하나가 그렇게 복잡한 문제일지 미처 몰랐고요. 이걸 다 생각해서 걸으니까 시간도 오래 걸리고, 기운이 빠져 다섯 발자국도 못 가더란 말입니다.
허약인인 나는 운동 삼아 슬슬 걷는 건데 한 발자국 떼기가 이렇게 스트레스면 못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기본만 간단히 지키고 걷는 걸 택했어요.
발소리가 크다는 건 발이 지면에 닿는 충격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그 충격이 다시 내 몸으로 가니 좋지 않아요. 걸을수록 발목, 무릎, 고관절이 안 좋아지는 이유입니다. 흙길은 그나마 충격흡수가 약간 되지만 요즘처럼 모든 땅이 아스팔트인 곳은 충격이 고스란히 내 몸으로 전달됩니다.
그렇다면 그 충격을 어떻게 덜 수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몸의 무게를 줄이는 거죠. 아니, 다이어트 말고. 내 몸을 들어 올리는 거예요. 즉, 아랫배와 복부에 힘을 줘 상반신을 끌어올립니다. 그러면 다리로 가는 하중이 줄어들겠죠?
어디선가, 걸을 때 배에 힘을 주라는 말 들어봤을 거예요. 근데 단순히 복부를 딴딴히 하는 데서 끝나면 아무 소용이 없어요. 끌어올려야 합니다. 이것 만으로도 한결 울림을 줄일 수가 있었단 얘기.
두 번째는, 발 전체를 이용해서 걷기.
이건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실 테니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만 하나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건, 나는 발 전체를 쓰며 걷는다고 생각하시는 많은 분들도 생각보다 그렇지 못합니다. 발 뒤꿈치에서부터 시작하여 발가락 끝까지 지면에 도장을 찍듯 굴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