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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석현 Mar 01. 2024

스무 살의 너에게

사랑하는 아들에게 보내는 아빠의 편지

사랑하는 아들 딸아


스무 살

그야말로 황홀하고도 찬란한 시기다. 인생의 황금기라고도 한다.

고등학생 신분을 벗어나 비로소 성인이 된 스무 살이라는 나이는 많은 자유를 만끽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내 삶의 많은 부분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만 19세 이상의 남녀를 성인이라 부르지만 우리나라 대다수의 스무 살은 아직 만 19세가 되지 않은 미성년자인 경우가 많다. 미성년자와 성인의 경계, 딱 그 지점에 있는 나이라고 할 수 있다. 마냥 모든 것을 혼자서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법적으로 성인이 되지 않아 생각보다 제약사항이 더러 있는 애매한 나이기도 하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을까?

아빠 팔뚝보다도 작게 태어난 너를 안아본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이란 시간이 흘러 이제는 아빠만큼이나 자랐구나.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줘서 무척이나 고맙구나. 부모는 자식을 낳아 길러준 것에서 그 도리를 다 한 것이고 자식은 자라며 부모에게 환한 웃음을 보여준 것으로 그 도리를 다한 것이다. 너는 이미 어린시절 네가 할 도리를 다 했으니 이제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만 남았구나.


이제 스무 살이 된 너를 보며 '걱정'보다는 '희망', '꿈', '찬란함', '미래'라는 단어들이 떠오른다.

12년이란 시간 동안 초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내며 우리 아들이 어떻게 생활해 왔는지를 유심히 봐 왔기에 너의 지난 학창 시절이 얼마나 의미 있고 또 뜻깊은 시간이었는지 충분히 느끼고 있다.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많은 사랑과 인정도 받았고 말이지. 그런 것들을 유추해 보면 네가 대학 생활을 어떻게 할지도 어렴풋이 짐작이 되는구나.


너 스스로가 선택한 길이지만 바둑을 하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공부로 진로를 바꾼다며 네 딴에는 인생의 큰 기로에 있었을 텐데, 그 어린 나이에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우리 아들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좋은 백신을 맞았다고 생각한다.


운동과 바둑, 음악 등 다양한 것들을 하며 지내온 네 유년시절의 경험이 네가 살아가는데 큰 밑거름이 될 거라 생각한다. 학창시절 하고 싶은 것들을 절제하고 해야 하는 것들에 매진하는 너의 모습을 보며 아빠는 너의 희망적인 미래를 그려보았다. 분명 초중고 시절보다는 제대로 된 학문을 해나가는 대학시절을 너는 더 잘해나갈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사랑하는 아들아.

궁색하게 살지 말아라.

궁색하게 살지 말라고 하여 사치를 하라는 말이 아니다.

있는데 안 쓰는 것과 없어서 못 쓰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써야 할 곳에는 쓰되 평소에는 검소하게 살도록 노력해라.


사랑하는 아들아.

사치를 삼가라

사람들은 남에게 보이는 것에 참 많은 신경을 쓰며 살아간다.

결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무언가를 사지 마라.

자랑은 유치원 때나 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겉을 치장하는 것보다는 머릿속에 어떤 것이 들어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외제 차를 굴리며 카푸어로 살아가는 것보다는 유동자산이 많은 것이 좋다.

정말 부자들은 겉으로 표가 나지 않는다.

안팎으로 자신이 없으니 외면(外面)을 더욱 사치품으로 치장하는 것이다.

내면(內面)을 먼저 가꾸어라.

단, 너를 성장시키는 일에는 얼마든지 사치를 해도 괜찮다.


사랑하는 아들아.

인성이 우선이다.

겸손해라.

늘 겸손해야 한다.

겸손은 열 번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겸손하되 기죽지는 말거라.

아무리 사회적으로 성공했다 하더라도 인성 논란으로 하루아침에 훅 간 사람들을 주위에서 너무 많이 볼 수 있다.

인생 최대의 덕목은 겸손이라 생각해도 무방하다.

건방진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신감을 가지되 겸손해라.


사랑하는 아들아.

술은 기분 좋게 마셔라.

기분 나쁜 일이 있을 때 마시는 술은 독이다.

술은 좋은 사람들과 좋은 기분으로 마셔라.

한 잔의 술이 때로는 사랑의 묘약이 되고 때로는 우정을 다짐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술을 잘 활용한다면 좋을 것이나 부디 과음은 삼가도록 해라.


사랑하는 아들아.

이성에게 친절해라.

무릇 신사는 여인들에게 상냥한 법이다.

다만 내 여인이 생겼다면 뭇 여인들에게는 조금 덜 친절한 편이 낫겠지.

자고로 아름다운 꽃에는 가시가 있는 법이다.

이성을 만날 때는 늘 신중하도록 하여라.


사랑하는 아들아.

인생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늘 생각하며 살아라.

사람마다 생각하는 가치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네 부모가 너에게 늘 강조하며 가르친 것들을 바탕으로 생각해 보길 바란다.

너만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스무 살에 네가 찾은 가치가 흑(黑)인데, 세월이 흘러 그것이 백(白)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보통은 비슷한 색깔을 찾아가는 법이다.

처음에 네가 찾은 가치가 붉은색이라면 시간이 흐르면 다홍색 정도로 바뀌는 수준일 테지.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어렴풋한 그림을 그려놓고 조금씩 선명하게 만들어가면 된다.

실수해도 좋다. 넘어지면 일어나서 다시 걸으면 된다.

힘이 들면 잠시 쉬어도 좋다. 내일 조금 빠르게 걷거나 천천히 뛰면 된다.

실패하고 좌절해도 좋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법이다.


사랑하는 아들아.

네 곁에는 언제나 너를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거라.

20년 동안 매일 얼굴을 보며 지내다가 이제 내일모레면 기숙사에 들어가서 매일 볼 수가 없으니 아빠는 네가 참 많이 보고 싶을 것 같구나.

대학 생활 건강하게 잘해 나가기를 바란다.

항상 너를 믿는다.


대학 입학을 앞둔 사랑하는 아들에게


이천이십사년삼월일일 너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아빠가...


ps. 네가 태어나던 날 받은 탯줄로 도장을 만들어 스무 해가 지나 성인이 된 너에게 이 편지와 함께 전달한다. 도장(사인)은 함부로 찍으면 안 된다. 이 도장은 인감도장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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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브런치의 모든 글은 생각이 날 때마다 내용을 조금씩 윤문(潤文)하여 완성된 글로 만들어 나갑니다. 초안 발행 이후 반복 수정하는 과정을 꾸준히 거치니 시간이 지날수록 읽기가 수월하실 겁니다. 하여 초안은 '오탈자'와 '문맥'이 맞지 않는 글이 다소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구하겠습니다. 아울러 글은 저자의 손을 떠나면 독자의 글입니다. 근거 없는 비난은 거르겠습니다. 하오나 글에 대한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 독자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겸허한 마음으로 활발히 소통하도록 하겠습니다. 독자분들로 인해 글을 쓸 힘을 얻습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 <저자 박석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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