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식이 상팔자

유자식은 상상팔자?

by 박석현

<부부의 시간 -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며>


"옛말에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는 말을 많이 듣고 살았다. 옛 어른들이 살아오며 느낀 삶의 철학이 구전으로 전해내려온 것이니 검증 된 것일테고, 현명하고 올바른 말임에도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에는 사족을 달고 싶다. 물론 나 역시도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며 '무자식'보다는 '유자식'이 낫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고, 왜 무자식이 상팔자인지에대해 계속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흔히들 결혼을 해야 어른이 되고, 아이를 낳아서 길러보아야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난다고 한다. 그 말에 무척이나 동감한다. 내가 어린시절 통행금지가 있을 무렵 열이 많이 나서 병원에 가야하는데, 통행금지라서 나갈수가 없었던 아버지와 어머니는 인근 파출소로 가서 팔목에 도장을 찍고나서야 나를 들쳐업고 병원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병원 응급실에서 링겔을 맞고 응급조취를 취하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왔다고 하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시절 부모님의 애타는 마음이 어땠을까 싶다.


나 역시도 결혼을 하고나서야 조금 어른이 된 듯 했고, '철'이 든 느낌이 들었다. 그 '철'이란 것은 아이들을 낳고 나서 조금 더 깊이 들기 시작했다. 아들이 태어나자마자 응급실에 실려가 생사의 기로를 오가고 있을 때 종교가 없는 내가 하루에도 몇번씩 세상 모든 신들에게 기도를 하며 "제발 이 아이를 살려주십시오. 제 목숨을 거둬가는 대신 이 아이를 살릴 수만 있다면 부디 그렇게 해주십시오"라는 말을 되뇌었다. 그 후 아들은 건강하게 퇴원했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으니 그때의 기도가 헛되지는 않은 듯 하다.


사랑하는 아들이 태어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서야 비로소 "아!~ 무자식이 상팔자라던 옛 어른들의 말씀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자식이 없었더라면 이런 노심초사(勞心焦思)도 하지 않았을 것이고,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쓰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철없는 생각을 잠시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세상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소중한 아들이 건강하게 자라며 우리 부부에게 안겨준 행복은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무색할만큼 새롭고 소중한 것이었고, 돈으로는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하여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을 한 선조들에게 이런 말을 한마디 건네고 싶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그 말의 이면에는 '유자식은 상상팔자'라는 한마디를 말이다.


물론 자식이 있어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가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자라며 애를 먹일 경우도 있고, 돈도 많이 들어가고 부모의 시간도 많이 할애 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것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아이들은 우리에게 보람과 행복과 기쁨을 안겨주지 않는가? 그것만으로도 절대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은 농담으로라도 입에 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모를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게 해주고, 때로는 부모의 스승이 되어주는 사랑하는 '자식'들에 항상 이런 생각과 말을 내면에 담고, 외면에 드러내야 할 것이다.


"사랑하는 아들(딸)아. 네가 있음으로 인해서 아빠(엄마)가 어른이 되었구나. 네가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단다. 때로는 속상하고 때로는 화도 나지만 그것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훨씬 더 큰 사랑을 안겨주는 너를 너무나 많이 사랑한단다. 사랑해."


오늘 저녁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너를 무척이나 많이 사랑한다고...'


Written by 박석현


※ <아들과 아버지의 시간> 저자 박석현 [인문/교양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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