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부터 늘 하고 싶었던 아이에게 책 읽어주기를 실천하며...
<부부의 시간 -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며>
부부의 시간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기로 했다. 브런치에 그렇게 제안을 했고, 브런치에서는 지난 번 <브런치작가>로 신청한 것을 탈락시킨 것이 미안했는지? 모르겠지만 하루만에 브런치 작가로 등록시켜 주었다.
부부가 함께 해나가는 시간 속에 아이들이 빠질수야 없다. 앞으로 쓰는 글에는 부부의 이야기 속에서 함께하는 가족의 이야기도 함께 거론하고자 한다.
내가 어린시절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꼭 엄마나 아빠가(주로 엄마가) 아이들 곁에서 책을 읽어주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 그 모습이 가슴 깊이 와 닿아서 나도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꼭 아이들이 잠들기 전 책을 읽어줘야지'라고 다짐을 했었고, 살아오는 내내 그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사랑하는 아들이 어릴적에는 '마법천자문'을 읽어주었는데, 책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의 성대모사를 각기 다르게 하며 읽어주느라 진땀을 흘린 기억이 있다. 20~30명 되는 캐릭터의 성대모사를 모두 다르게 하다보니 나중에는 이 목소리가 저 목소리같고, 저 목소리는 이 목소리 같아서 읽어주며 헷갈리는 경우가 종종있었다. 그럴때마다 사랑하는 아들은 내 목소리를 듣다가 날카롭게 지적하며 "아빠!~ 그건 혼세마왕 목소리잖아." "에이 아빠. 그건 옥동자 목소리잖아."라고 하며 내 성대모사 실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역할을 도맡아 하곤했다.
그 덕분인지 내 성대모사 실력은 나날이 늘어만 갔고 책을 읽을 때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때도 재밌는 성대모사를 하며 아이들을 웃겨줄 수 있는 좋은 개인기가 되었다. 아들이 어린시절에는 많은 책을 읽어주었지만 사랑하는 딸에게는 아들만큼 책을 많이 읽어주지 못했던 것 같아서 늘 미안한 마음을 가슴 한켠에 품고 살아간다.
전혀 안 읽어주는 것은 아니고 가끔 책을 읽어주는데, 그럴때마다 딸아이는 책 읽어주는 것을 너무도 좋아하고 책 읽어주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잠자리에 들어서 아빠와 함께하는 잠깐의 시간을 많이도 기다리고 즐거워한다.
선물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행복한 법이다. 아이들은 잠자리에 들기 전 아빠가 책을 읽어주어서 좋다고 말하지만 사실 책을 읽어주는 내가 더 행복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고있는지 모르겠다. 잠자리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을 통해 내가 어린시절부터 가슴속에 품고 살았던 꿈이 이루어졌고, 많은 행복을 느끼고 있으니 책을 읽어주고 노래를 불러주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는 아이들로서는 상상도 되지 않을 것이다.
어제는 사랑하는 딸에게 책을 읽어주는 대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군대 있을때 북한을 다녀온 이야기(물론 100% 뻥이다)부터 시작해서 북한에 가려면 어떤 경로로 가야하고, 아빠의 임무는 뭐였고, 훈련은 어떻게 받았는지를 딸에게 들려주니 딸은 연신 "아빠!~ 정말 멋있다." "우와!~ 그래서?" "이야. 대단한데. 짱이다!~"를 연발했다. 거짓말도 하면 는다고 했던가? 나의 북한 활약상은 거짓말에 거짓말이 더해져서 결국 평양까지 침투해버린 것이었다. 사랑하는 딸은 잠을 잘 생각은 안하고, 눈을 말똥말똥 뜨고 내내 다음 이야기를 기다렸다. "이러다가 10분안에 김정은 만나겠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찰나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나는 내일 마저 이야기해주겠다는 약속을 고하고 딸에게 잘 자라는 인사와 함께 거실로 나왔다.
사랑하는 딸은 조금 실망한 듯한 얼굴로 "내일 꼭 마저 들려줘."라고 하며 이내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오늘은 무슨 이야기로 딸아이의 꿈속 여행을 좀 더 흥미롭게 해줘야 할지 고민이다.
아이들이 잠들기 전 곁에서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내 삶의 큰 의미이자 재미이다.
살면서 실천하기 정말 힘든 것은 어려운 일을 매일 하는 것이다. 쉬운 일을 가끔 하는 것은 그다지 힘든 일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노래를 불러주는 일들이 힘들다면 힘들겠지만 부모에게도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으니 오늘부터 한 번 실천해보면 좋을 것이다. 매일 해주면 좋겠지만 일주일에 1~2번이나 2~3번으로 정해놓고 해준다면 가끔하는 일이니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을 것이다.
잠들기 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노래를 불러주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이야 말로 하루를 정리하는 나에게는 그야말로 힐링이 되는 시간이라는 점은 아직까지도 변함이 없다.
지금보다 더 많이 더 자주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밤을 기다려본다.
Written by 박석현
이 브런치 글은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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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과 아버지의 시간> 저자 박석현 [인문/교양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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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독서모임 <광명하늘소풍> 독서포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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