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있는 삶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소소한 삶의 재미를 나누는 시간

by 박석현

4. 저녁이 있는 삶

언젠가 사랑하는 가족과 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 하루 내가 살아온 이야기와 아내와 아이들이 오늘 하루를 살아온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아내는 아내대로 오늘 하루 살아온 이야기를 했고, 아이들도 쉴 새 없이 재잘재잘 하루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평범한 삶 속에서 매일 만나는 저녁이 있는 삶. 이런 것이 소소한 삶의 재미와 감동인가보다. 하루를 마무리 하면서 가족 간에 나누는 이런 사소한 이야기들이 누군가에게는 습관이 되어버린 아무렇지도 않은 평범한 일상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누군가에게는 삶의 큰 의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마치 참새처럼 쉴 새 없이 재잘거린다.

“아빠빠빠 내가 오늘 학교에서 말이야...”

“아니 근데 아빠. 나는 오늘 학원에서 말이야...”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나누는 이런 이야기들 속에 파묻혀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행복한 저녁시간이 흘러간다.

그러던 중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내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보. 내가 만약 직장생활을 하느라 정말 바빴으면 아이들과 당신과 이런 시간도 보낼 수 없었겠죠? 이런 좋은 가족관계가 형성되기 쉽지 않았을 테죠. 매일 아침 7시쯤 출근해서 하루 종일 일을 하고 퇴근하면 늦은 저녁시간이 될 거고, 그럼 아이들은 방에서 자기 할 일들을 하고 다음날 학교 갈 준비하고, 씻고 잘 준비를 할 거고, 나도 다음날 회사 갈 준비를 해야 하니 씻고 일찍 쉬면... 매일 그런 같은 시간이 반복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13년째 내 사업을 하고 있으니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처럼 안정적이지는 않더라도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으니 그런 것들에 대한 보상으로 우리 가족이 이렇게 화목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드네요.”


13년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나는 바쁠 때는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정신없이 바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가족과의 좋은 관계 형성을 하는 많은 훌륭한 아빠, 엄마들이 있지만 ‘과연 내가 그들과 같이 생활을 해왔다면 이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 아내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내가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는 늘 바쁘셨고, 어머니께서도 장사를 하셔서 집에 안 계셨지만 집에 돌아오면 늘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셔서 그나마 외로움이 덜했다. 하지만 내 욕심이 컸던 탓인지 어머니의 빈자리를 이따금 느끼곤 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아무도 없는 집은 상상이 되지 않고, 그 외로움을 아이들에게 안겨주고 싶지 않아서 아내가 사회생활을 하는 것을 반대했었다. 나도 가급적 아이들이 집에 돌아오는 시간에는 집에서 아이들을 반겨주고자 지금도 노력한다.


그래서인지 우리 가족은 비밀이 없다. 사실 완전히 없는 것인지는 ‘비밀’이기 때문에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비밀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엄마, 아빠의 생활과 아들과 딸의 생활을 서로가 공유하며 서로의 일상에 밀접하게 맞닿아 끈끈하고도 사랑이 가득담긴 소통을 하고 살아가고자 늘 노력한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안정적인 직장에서 매달 나오는 월급으로 생활하며 가정을 꾸려나갔을까? 아내와 같이 맞벌이를 했다면 어땠을까?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생활은 지금보다 나아졌을까? 과연 지금 우리 가족이 서로에게 느끼는 이런 끈끈함이 생겨날 수 있었을까?' 하는 실없는 생각들을 해보지만 선택은 늘 똑같다. 다시 지금과 같이 가족 간의 끈끈한 유대감을 가지는 조금은 자유로운 삶을 선택했을 것이다. 매일 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들을 통해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세상에서 가장 값지고 소중한 것이 가족의 사랑과 서로가 함께 공유하는 시간과 생각이라는 것에는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이견이 없다.


꽃이 크다고 다 아름답지는 않다. 작은 꽃들도 눈부시게 아름다울 수 있지 않은가. 우리가 살아가면서도 특별하고 거창한 행복보다는 사소한 행복으로 인해 더 행복할 수가 있다. 저녁시간 가족과 함께 나누는 사소한 한마디의 말과 진실한 눈빛으로 대하는 가족 간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때. 그것들이 모두 작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 사소하고 작은 일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미국 뉴욕출신의 정치가 ‘로버트 G. 잉거솔’은 이렇게 말했다.

‘행복만이 유일한 선이다. 행복을 누려야 할 시간은 바로 지금이고, 행복을 즐겨야 할 곳은 바로 이곳이다.’


우리가 벌어야 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행복이다. 인생에 단 한 점의 후회도 남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행복의 부자가 되어보면 어떨까.


언론에서 언젠가부터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언제부터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해 걱정을 하며 살아가게 된 것일까? 어찌 보면 '당연하고도 사소한 일상'이지만 그 '사소하고 당연한 일'이 언젠가부터 신경을 써서 챙겨야 하고, 신경을 써도 챙길 수 없는 그야말로 '사소하지 않고 당연하지도 않은 어렵고 값진 일'이 되어버린 지금. 오늘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저녁이 있는 시간'을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까? 평소 못다 나눈 이야기도 하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며 조금 더 속 깊은 이야기와 일상적인 사소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만들어보자. 소중한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이 있는 삶’에 한걸음 더 다가가 보면 좋지 않을까.


<부부의 시간 - 결혼 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Written by 박석현



※ <아들과 아버지의 시간> 저자 박석현 [인문/교양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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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독서모임 <광명하늘소풍> 독서포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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