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만들어라.
나만의(우리 집만의) 전통을 만드는 것이 좋다.
사랑하는 아들 딸아.
전통을 만들어라.
나만의(우리 집만의) 전통을 만드는 것만큼 의미있는 일도 드물다.
아비가 어린시절 학교를 가는 시간이면 너희 할아버지께서는 너희 고모에게 늘 말씀하셨다.
"길"
"차사"
너희 할아버지가 "길"이라고 하면 너희 고모는 "차사"라고 대답을 했다. 그것은 '길조심'과 '차조심', '사람조심'을 줄여서 일컫는 말로서 어린시절부터 집의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늘 어디를 가든 그것은 너희 할아버지와 고모의 암묵적인 인삿말로 자리잡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길조심과 차조심, 그리고 사람조심을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있겠느냐. 사소한 것이지만 우리 집만의 전통을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가치있는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너희들이 어릴 적부터 아침저녁으로 아빠와 엄마에게 다가와 꼭 안아주고 입맞춰주며 '사랑한다'는 말을 하며 "안녕히 주무세요.",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라고 말하는 것도 어느새 우리집의 의미있는 전통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십여 년이라는 시간동안 계속 습관처럼 해온 것이 어느 순간부터 한 번이라도 하지 않으면 어색하게 되었으니 우리 집의 전통이라고 해두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사소한 것이지만 집안의 전통을 하나씩 만들어간다면 가족 간의 화목과 행복은 의미와 더불어 덤으로 따라올 것이다.
전통이라고 하여 꼭 예로부터 전해내려온 고리타분한 것만을 고수(固守)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그 전통이 안좋은 관습으로 남아있는 경우도 있고, 버려야 할 전통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그저 무의식적으로 습관처럼 행해나가는 경우도 있다. 스스로가 나만의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보는 것도 무척이나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니 내 가족의 좋은 전통을 하나씩 만들어가도록 하여라.
사랑하는 딸 도연이가 버릇없이 굴었던 적이 있어서 일주일 동안 조석(朝夕)으로 아빠와 엄마에게 절을 하며 문안인사를 시킨적이 있다. 아빠와 엄마가 거실 소파에 앉아 있으면 도연이가 큰절을 하며 "안녕히 주무세요.",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라고 한 후 다가와 입맞추고 안아주면 "그래. 따뜻하게 하고 잘 자렴. 사랑한다.", "그래. 밤새 잘 잤나? 오늘도 좋은 하루 되렴. 사랑한다." 라는 말을 하며 일주일 동안 그리 한 적이 있었다. 이 또한 집안의 좋은 전통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을 것이나 너무 고리타분 한 것 같기도 하고, 그 시간을 통해 예의범절을 조금이나마 배웠길 바라며 일주일만 하고 그만두었다. 행동의 차이일 뿐 너희가 부모에게 아침 저녁으로 말로써 하는 인사와 별 다른 차이는 없을 것이다.
부모는 자식이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노심초사(勞心焦思) 할 수밖에 없으니 밖을 나갈 때는 늘 행선지를 알리고, 돌아오는 시간을 알리는 것이 좋겠다. 또한 기본적인 인사를 잘 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하여라.
"안녕히 주무세요.",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다녀오세요.", "다녀오셨습니까?, "진지잡수세요." "잘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와 같은 인사를 놓치지 말거라.
사소하다고 볼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어찌보면 사소하지 않고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니 '사소함'과 '당연함'의 차이를 깨우치도록 하여라. 사소하다고 하여 당연한 것이 아니고, 또한 당연하다고 하여 사소한 것이 아니니 스스로 그 차이를 잘 알고 실천하며 살아가면 좋겠다.
사랑하는 아들 딸아.
세상을 살아가며 너희만의 전통을 만들어라.
나만의(우리 집만의) 전통을 만들어 품격있는 가풍(家風)을 만들어가는 것이 좋겠다.
사랑한다 아들 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