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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데이 소셜 스터디 Oct 28. 2020

내가 글을 쓰는 이유

매일 쓰는 일기, 저널 치료

생각을 종이에 옮기는 작업, 글.


좋은 글과 안 좋은 글로 나누지 않고 나의 생각이 담긴 문장 하나하나가 모여,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수단으로 여기고 싶다. 글 쓰기가 업인 지금도 글을 쓰고 있는 내가 어색할 때가 있다.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긴 했던 나지만, 아직은 부담스럽고 어색하기만 하다. 빈 페이지를 보면 겁부터 나고, 좋은 글 또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어내야 된다는 압박을 가지고 결국 시작 전에 주춤한다. 


그럼에도 매일 같이 하나의 짧은 문장이라도 쓰고 잠들려고 노력한다.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나 혼자 보면서 되새길 수 있는 그런 글. 오늘 하루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번뜩 떠오른 생각을 끄적인 것일 수도 있다. 오늘 하루의 생각이 담긴 글 하나를 일기처럼 적어 내려가면서 오늘의 나를 기록하고 천천히 되새김질하는 시간을 가진다. 


사진을 좋아하는 나는 일상을 사진으로 담으면서 지금의 감정과 기분을 오랫동안 간직한다. 언제 꺼내봐도 그대로인 사진들을 보며 혼자 추억에 잠기는 날도 있고, 사진을 보며 그때의 이야기를 친구에게 전해주기도 한다. 글도 이런 이유에서 쓰는 것 같다. 그날의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고 사진 보듯 가끔 꺼내서 그때의 나를 되돌아본다. 




이렇게 매일 일기처럼 글을 쓰게 되면서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불확실한 기억을 확실하게 해 주는 것이다. 나는 수업을 들으며 필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길을 걷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폰에다 기록을 하기도 한다. 수업이 끝나고 공부를 하며 그 필기를 바탕으로 수업 내용을 다시 떠올리고, 걷다가 적은 메모를 다시 꺼내어 집에서 아이디어를 발전시킨다. 우리는 기억할 수 있는 한계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 하루에 수 없이 많은 것을 보고 수많은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데 그 모든 것을 기억하기에는 힘들 수밖에 없다. 불완전 기억은 시간이 지나며 점차 왜곡되고 변할 수밖에 없지만, 글을 쓰고 이를 기록하는 날들의 기억은 선명해짐을 느낀다.


그날의 생각과 감정을 기록함으로써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후회되는 일, 감사했던 일 그리고 화를 냈던 일 등 우린 매일 다른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이런 감정들을 글로 적어가며 반성을 하게 되는 날, 감사함에 베풀고 싶어 지는 날 그리고 오랫동안 담아두었던 생각을 적어가며 한편으로 후련해지는 날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어제의 나를 돌아보게 되며 내일의 내가 달라짐을 느끼는 것 같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일이 줄어들기도 하며, 미래에 대한 계획도 명확해지기도 한다. 생각은 행동을 만들고, 행동은 습관을 만들고, 습관은 인생을 만든다는 말처럼 지금 머릿속에 맴도는 작은 생각들이 커지고 단단해지면서 내가 되어가는 것 아닐까 싶다. 심리치료에서도 많이 쓰는 기법인 만큼 나를 기록하고 그 기록을 되돌아보며 내가 성장하고 나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생각을 할 시간이 없음을 자주 느낀다. 새벽같이 일어나 출근을 하고 퇴근 후에는 회식. 주말에도 데이트를 하거나 친구를 만나고 집에 돌아와서는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잠을 자거나 왠지 모를 무료함에 티브이를 튼다. 가만히 앉아 생각을 하는 시간을 가지기 힘들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1년이 지난다. 많은 일을 했지만 정작 나는 그대로다. 일을 통해 경험을 쌓고 여행을 통해 새로운 관점이 생기 듯, 홀로 생각을 하며 나를 다듬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쁘게 일상의 쳇바퀴를 굴려야만 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라지만, 먼 미래의 내가 현재 이 시점을 떠올리며 후회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미래의 나를 위해 희생을 하진 말자.  지금의 내가 행복하면 미래의 나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느리게 생각하고 살아가면서 찾게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나 자신인 것 같다. 바쁘게 살아가면서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매고 있을 때 잠깐 멈춰, 그 생각의 파편들을 하나하나 짚다 보면 지금 내가 느끼는 불안함과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을 것 같다. 


글은 그런 면에서 도움이 된다. 나의 생각을 정리하며, 곧 나를 정리해준다. 

짧아도 된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하루의 마무리로 

또는 시작으로 내 이야기를 글로 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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