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마음을 나눠요
오고 가는 한남대교
답답한 도로는 시간이 해결해 줄 터
막히는 건 나의 마음
결혼해서 무엇이 좋으냐 말한다면
평생 내 편이 생기는 것도 아니요
안락함과 평안도 아닌
나를 본다는 것
거친 나무보다 더 모난 나를 깎아내며
조각가로 사는 시간
결혼 전
좁고 낮은 자리에 앉아 본 적 있던가
내키면 쉬고
내키면 먹고
내가 온전히 내 것이었던 시간
결혼은
때때로 화려한 조명 아래 나를 세웠지만
작은 의자에 앉는 것이었다
차가운 사자 굴 안에서
날지 못하는 작은 새가 되어
잡아먹혀 버리거나
같이 바다로 떨어지고 싶어진다
포기하려다 다시
도망가려다 다시
그러고 나니
사자와 새는 친구가 되었다
사자는
새를 보호하느라 밤낮 바쁘다
새는
그런 사자가 애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