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신념
죽으려 했다. 자살 시도를 해본 적 있다. 이런 말을 하면 돌아오는 것은, 나도 죽으려고 생각한 적 있다는 말이다. 생각과 실천은 다르고, 실제로 완수하는 일은 또 다르다. 죽으려면 신념이 필요하다. 난 이 세상에 혼자고, 더 이상 아무도 나를 찾지 않으며, 나는 무가치하다는 강한 신념. 그것이 자살 시도를 죽음으로 이끈다.
애매한 신념들은 자살 시도를 시도에서 멈추게 만든다. 대부분 사람은 그런 신념마저 없다. 그저 관념적으로 떠들 뿐이다. 그들의 생각 속에서 자살은 그저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그냥 하는 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죽음, 그건 너무 무겁고, 자살, 그건 유희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죽음을 피해, 자살을 다룬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다룬다.
보기 좋은 이유에 자살한 사람을 끼워 넣는다. 그게 우리가 자살을 소비하는 방식. 자살 생존자를 다루는 방식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그의 신념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자기 입맛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해줄 뿐. 잠시 잊다 보면 영원히 잊고 될 것이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신념은 여전히 그의 가슴 속에 있다.
그는 언제든 죽을 준비가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