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에게 맞는 어린이집을 찾아서

by 엄달꼬달

어린이집에서 원장과 담임 사이에서 갈등이 길어지자, 어린이집을 옮기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집에서 차로 5분 거리, 직장 내 어린이집, 깨끗하고 새로운 시설, 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다닐 수 있는 어린이집을 옮기는 상황이 생길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어설픈 특수반을 가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될 거 같지 않았다. 하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었다. 지금은 학기가 한참 진행 중인 6월이라 시기적으로 결원이 있는 어린이집을 찾기가 힘들었다. 무턱대고 결원이 있다고 어린이집을 옮긴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또 발생할 게 분명했다. 꼬달이의 느림을, 또래들과 같이 생활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받아들여야 했다.


그렇게 내가 고민하던 그 시기, 우연히 아는 지인으로부터 새로운 어린이집을 알게 되었다. 거기다 지금 5세 반이 결원이 있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어린이집 상담을 받기로 했다. 남편은 너무 서두르는 거 아니냐고 했지만, 난 어린이집 상담을 가기 전부터 어린이집 옮기겠다고 마음을 먹고 등 하원을 걱정했다.

꼬달이를 데리고 남편과 함께 상담을 받으러 갔다. 새로 신축한 어린이집 건물이 눈에 익숙한 탓인지 건물이나 시설은 낡아 보였다. 하지만 겉이 중요한 것은 아님을 원장 선생님을 만나고 바로 알 수 있었다. 상담부터가 다른 어린이집과는 달랐다. 상담이란 것이 원장과의 1대 1 대화가 아니라, 원장 선생님과 교사 여럿이 나와 꼬달이의 노는 모습을 관찰했다. 선생님들의 표정은 너무 밝았고, 오늘 처음 만난 꼬달이에게 반갑게 말을 걸어주었다.

꼬달이는 처음 온 이곳이 어린이집이라는 걸 눈치 쳤는지, 집에서는 신발을 막 벗어던지는 녀석이 신발장에 제 신발을 집어넣고, 징징거리며, 어린이집을 따라 들어갔다.

선생님들과 상담이 이루어지는 20분가량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꼬달이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극도로 불안함을 보이며, 울 듯 말 듯 빨개진 얼굴로 징징거리기만 했다. 오늘 처음 본 선생님들이 자리를 이동할 때마다 꼬달이는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고 선생들이 나가는 출입문을 계속 쳐다보는 등. 꼬달이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는 나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꼬달이는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을 3개월 정도 시간 동안에도 적응하지 못했던 것이다. 새로운 공간에 낯가림이 심한 꼬달이는 아침에 통합보육, 저녁에 통합보육을 할 때마다 교실 이동도, 점심시간에 급식실 이동도 불편했을 것이다. 낯선 공간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지할 사람이 필요했을 텐데 수시로 바뀌는 수업 보조교사들과 개인 사정으로 최근에 며칠씩 연가를 낸 담임의 부재도 꼬달이에게는 큰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나는 꼬달이의 불안함을 그렇게 추측했다.

나는 또 눈물이 나고 말았다. 아이가 힘들었을 시간들을 생각하니 속상할 뿐이다. 내가 불편했던 만큼 보다 훨씬 더 많이 어린 꼬달이는 힘들었던 것이다.


선생님들과 대면이 끝나고, 원장 선생님은 꼬달이를 보고 우려를 표시했다. 남편과 나는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었다. 아이가 마음 편하게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곳이 이라는 걸 나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결국 남편과 나의 간곡한 부탁으로 꼬달이는 새로운 어린이집으로 옮기게 되었다.

우린 당장 다음 주부터 어린이집으로 옮기겠다는 확답을 하고, 현재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에 바로 통보를 했다. 왜 어린이집을 갑자기 옮기냐며 또 상담을 원하는 현 어린이집 원장의 요청을 무시하고,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했던 담임에게도 미안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담임과 반 친구들에게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꼬달이는 새 어린이집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너무나 급히 결정했고, 급하게 행동으로 옮겨졌다.


나의 판단은 옳았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 당시, 더 좋은 선택지는 없었다. 그건 분명하다.

새로운 어린이집의 유일한 단점은 집에서 40분 거리에 있다는 것.

이 정도는 나와 남편이 우리 꼬달이를 위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다.


어린이집 활동사진에서 환하게 웃는 아이의 얼굴을 많이 볼 수 있게 된 것,

아침마다 신나게 어린이집으로 들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나는 현재 꼬달이가 행복할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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