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센터를 다니기 시작한 지 6개월이 넘어가면서 나는 생각이 많아졌다. 주 1회 언어와 감각통합 치료의 효과에 대해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별로 큰 도움이 되는 거 같지 않았다. 시간이 다 해결해 줄 문제인데 너무 걱정이 많아 아이를 힘들게 만드나 싶기도 했다.
현재 다니고 있는 발달센터는 소아과 병원 내에 있었다. 처음 수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곧 소아정신과 선생님이 오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새로운 선생님은 6개월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전문가로부터 꼬달이의 정확한 상황을 듣고 싶었다.
정말 전문의사가 있는 곳에서 발달센터를 계속 다니든지 아니면, 발달센터 다니는 것을 그만둘 것인지 결정을 하고 싶었다.
이 시기만 해도 우리 꼬달이가 금방 또래들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우리 꼬달이가 34개월쯤 되었을 무렵, 다시 소아정신과 병원에 진료 예약을 했다.
모든 게 조급했다. 우리 아이에게도 골드타임이 있을 텐데 개입이 필요한 시기를 놓칠까 두려웠다.
한편으로는 ‘꼬달이는 문제없어요’라는 말을 정확히 똑똑히 전문의사에게 듣고 싶었다.
정말 아이에게 문제가 있을까 의심하는 두려움을 말끔히 해결하고 싶었다.
하지만 의사는 의견은 나의 두려움을 해결해 주지 못했다.
“어머님, 이 시기에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으레 부모에게 달려가 자랑하고 싶어 하는데 그럼 모습은 보이지 않네요. 딱히 문제가 있다, 문제없다.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완전히 빨간색은 아닌데 분홍색이라고 해야 할까요? 30개월이 넘었으니, 자폐증 검사를 해보시는 좋을 것 같습니다.”
의사의 말은 나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도대체, 분홍색은 뭐지?’
남편과 나는 검사 예약을 잡고 다시 무거운 마음으로 꼬달이와 집으로 돌아왔다. 검사일은 한 달 정도 후로 잡혔다.
꼬달이의 자폐성 검사를 하는 날이 다가왔다. 남편과 나는 반가를 내고, 어린이집으로 가 꼬달이를 일찍 하원 시켰다. 처음 보는 선생과 낯선 공간에서 검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꼬달이 혼자 검사실로 보내고 검사실 문 앞에서 간간히 들여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나는 밖에서 검사지에 열심히 체크를 해나갔다. 하지만 나의 우려와 달리, 1시간이 넘는 검사 시간 동안 꼬달이는 검사실 밖으로 도망치지 않고 검사를 무사히 마쳤다. 기특했다.
이게 뭔지도 모르는 순진한 아이.
엄마, 아빠의 걱정을 알리 없었다.
검사 결과를 듣는 건 또 2주 후에나 예약이 잡혔다.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부모가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알아야 했다. 검사 결과를 듣는 날에는 남편과 둘만 병원으로 갔다.
“아직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100% 정확한 검사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검사 당일 아이의 컨디션에 많이 좌우되기도 하고, 어머님이 체크하신 검사지도 반영이 되고요. 결과 수치는 드린 결과지에 나와 있고요. 지금 언어와 감각통합 치료를 하고 계시다고 했는데, 감각통합치료보다는 놀이치료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발달센터에 대해 알아보고 싶으시면 카운터에 문의해주세요. 필요한 부분 있으시면 진료 예약 잡으시면 됩니다.”
의사는 심각할 것 없다는 듯 말하며, 결과지를 우리에게 내밀었다. 다행히도 꼬달이는 자폐 지수는 낮게 나왔다. 자폐는 아니라는 사실에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충격적인 사실은 꼬달이의 현재 발달 수준은 이였다.
34개월이 넘은 아이의 현재 발달 수준이 12개월 수준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