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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 Jun 27. 2024

좋아하고 잘하면서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

모두 놓치지 않겠어요

2024년 5월 11일 토요일 일기

좋아하면서도 잘하는 일 그리고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 이 3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일을 하겠노라 다짐해 본다.




오흐리드 한달살기가 막바지에 이르며 다음으로 갈 국가와 도시를 정해야 할 시간이 왔다. 북마케도니아 주변국을 중심으로 그리스, 불가리아, 튀르키예 혹 조지아는 어떤가? 고민하고 있었다. 구글맵을 켜고 이리저리 국가 아이쇼핑(?)을 하는데 오흐리드 호수가 반은 북마케도니아, 반은 '알바니아'라는 나라에 속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바니아?


생전 처음 들어본 나라 이름이었다. 수도는 티라나, 인구는 300만 명 남짓, 붉은색 배경에 독수리가 그려진 아주 강렬한 국기를 가진 나라. 나름 대학시절 관광을 전공했고 세계지도 그리기 과제를 하던 나였다. 그런데 알바니아라는 이름은 내 머릿속에 조금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like a magnetic(?) 자석 같은 이끌림으로 알바니아 티라나에서 한달살기를 결정했다. 미지의 나라에 대한 작은 설렘이 피어올랐다. 사실, 오흐리드에서 티라나까지 버스를 타고 4시간이면 국경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경 이동을 위한 잦은 비행만큼 세계여행을 힘들게 하는 일은 없기에...


빨간 국기의 강렬함만 알고 떠난 알바니아 한달살기는 생각지도 못한 대성공이었다.


종종 짝꿍과 가장 좋았던 한달살기 장소를 서로 묻곤 하는데 그때마다 나는 치앙마이도, 부다페스트도 아닌 알바니아가 떠올랐다. 특히 알바니아의 수도 티라나는 현대적인 도시의 모습과 자연이 공존하며, 야외 카페 천국으로 치앙마이 버금가는 디지털 노마드 천국이었고, 심지어 물가도 저렴했다. 모든 것이 완벽한 한달살기 장소였다. 본격적인 알바니아 한달실기 홍보는 다른 브런치북 <흔한 여행 에세이>에서 해보겠다.




알바니아 한달살기는 세계 여행의 중반부에서 후반부로 넘어가던 시점이었다. 당시 나는 매일 같이 무슨 일을 벌여볼까 궁리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전자책' 쓰기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책의 제목은 <6개월 만에 도서 인플루언서 된 이야기>. 제목 그대로 6개월 만에 네이버 블로그 도서 인플루언서가 된 나의 이야기를 적어보기로 했다.


1년 전쯤 <문과 출신 개발 0년 차, 연봉 0천만 원 만들기>라는 전자책 쓰기에 도전한 적이 있었다. 독특한 경험이니 한번 써보라는 짝꿍의 제안에 귀가 솔깃해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20페이지 정도를 적다 말고 포기했었다. 글을 읽는 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어쩌지, 제목이 너무 자극적인가, 과연 가치 있는 책이 될까 등등 스스로 내 글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 나에겐 긴 글을 써낼 수 있는 글 근육이 부족하기도 했다.


이번엔 조금 더 용기가 났다. 전자책을 두권이나 쓴 짝꿍이 옆에 있기에 든든했고, 나 또한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쓰며 미약하나 글 근육이 조금 생겼다고 생각했다. 전자책이라는 유행을 좇는 것은 아닌가, 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긴 할까,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고 싶은데... 여러 마음에 다시 한번 망설이긴 했지만 그래도 무엇이라도 도전하고 싶었다.


카페에 매일 같이 출근해 약 50페이지 정도의 전자책을 완성했다. 일반 종이책의 반의 반도 안 되는 분량이기에 이리 어려운 작업일 줄 몰랐다. 모든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 앞에 앉으면 초라한 내 글이 미워 글쓰기를 미루고 미루려는 게으름이 마음속에서 꿈틀거리기도 했다. 안 되겠다 싶어 2주라는 나만의 마감일을 정했다. 마감일 막바지에는 화장실도 못 가고 노트북만 두드려댔다. 정신없는 날들이 지속됐지만 푸릇푸릇한 티라나 야외 카페의 작업 환경만큼은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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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한 전자책은 블로그 이웃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무료 나눔을 하기로 결정했다. 꽤 오랜 시간을 공들여 쓴 책을 누군가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일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싶었는데, 그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 


좋아하고 잘하는(타인보다 조금은 익숙한) 책과 관련된 일의 노하우를 적었을 뿐인데 많은 분들이 메일 답장과 댓글, 책 리뷰로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셨다. 동기부여를 받았다, 책을 읽고 자신의 블로그에도 이것저것 적용해 보았다, 다시 블로그를 시작할 용기를 얻었다 등등...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나면 마음이 꽈-악 차는 듯 만족감이 들었다.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다.


좋아하고, 잘하고,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 삼박자가 딱 맞아떨어지자 신이 났다.


남은 인생 계속 신나게 살기 위해서라도

좋아하고 잘하면서도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겠다.


세 가지 모두 꼭 붙잡자!


티라나, 작업 환경 100점 카페에서 글쓰기


전자책 마감 D-6!!!
좋아하고, 잘하고, 도움이 되는 일, 모두 놓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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