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답답해지는 서글픈 사춘기 엄마...
지난 주는 정말 자주 달렸다.
사춘기에 막 접어드는 아이 덕분일까.
감정 기복이 심한 내 상태 때문일까.
유독 욱, 하는 감정이 솟아오르는 날이 많았고,
그런 날 밤에는 나가서 달렸다.
마음이 답답해지면 나는 나가서 달린다.
이런 날 달리면 좋은 점들이 있다.
1. 아무 생각 없이 달릴 수 있다.
그저 속으로 시간을 셀 뿐..
귓가에 들려오는 트레이너 샘의 목소리에 따라 몸을 움직일 뿐.
다른 생각을 할 힘이 없다. 그저 기계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달린다.
2. 그리고 그 시간이 나에게 시간을 준다.
사람의 감정이란 순간적으로 욱하고 치솟아오르게 마련이다.
오죽하면 3초만 참으면 살인을 면한다는 말이 있을까.
집에서 나와서 달리고 집까지 돌아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40분.. 이거나 그 이상.
이 시간은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그 옆에 있던 남편에게도 진정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감정선이 무딘 아이에게는 이미 다 잊을 시간이고, 아이는 아직 감정이 남아 헉헉대는 나에게 수고했다며 웃어주곤 한다.
3. 힘들어서 화를 낼 힘이 없다.
나름대로 열심히 달리고는 있지만 내 체력은 아직도 썩 좋지는 않다.
한 번 달리고 나면 집에 들어와서 물을 마시고 헉헉거리면서 한참을 앉아있다가 씻을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더 이상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낼 힘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좋다. 힘들어서든 화가 풀려서든 어쨌든 화를 내지 않으면, 이유가 뭐든 결과는 내가 화를 내지 않는 다는 것으로 같으니까 좋은 거 아닐까.
아무튼 그래서 나는 지난 주에 무려 3일을 연속으로 달렸다.
하루 건너 한번을 지키기 힘들던 내가 3일 연속이라니.. 놀라운 일이었고, 체력적으로 좀 힘들었고, 무릎이 좀 아프다.
그래도 마음이 조금 개운해져서 다행.
아쉬운 건, 주3일이나 달렸는데, 매달 하는 인바디에서 체지방이 무려 700g이나 늘었다는 것.
역시 몸무게는 운동이 아닌 식단이 필요한가보다.
아직 내게 달리기가 습관이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마음이 답답할 때 달린다는 하나의 위안이 된 것 같다.
그래도 무리하지는 말자.
나의 도가니는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