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사에 깃든 기행】
소탈한 마음은 견우성의 견우를 태우고, 겸손함으로 발길을 옮긴다. 마음속 품은 자녀는 황소와 뿌사리의 족보를 의심케 하는 업보로 스님의 눈가에 났지만, 순수함은 내 모습이다.
한 없는 영감과 착상 속에, 나한전의 의구심이 동관새인 구담을 추구하고, 한국 전통 담의 퉁명스러움이 소탈한 무담으로 치우친다. 타심통에 속마음에 거적 하나 가린 거 없고, 남의 심보도 내가 일으킨 듯하고, 좁은 세계에서 하늘을 너머 차원으로 나투하며, 나를 던진다.
고요 속에 적막함과 잊힌 과거의 누진통으로 눈만 붕어되어, 별세의 한을 잠깐이나마 느끼게 된다. 함께 하기에는 거추장스러운 공에 빈 마음, 혹여나 아른거린 아지랑이같이 순수함 담고 피어오른다. 어머니의 순과 사랑하는 이의 수가 어울어져, 효와 사랑은 다르지 않은데, 저마다의 목소리가 잡음으로 치닿는다. 우주의 에루화에 화답으로 사랑의 세레나데를 합창하는 이치는 산통을 깨는 부조화인가, 우주와 코러스의 하모니인가! 할머니의 혜안에 관대함을 품는다.
내 배통아리는 부풀고 잠들기를 지속하고, 삶의 흔적을 느끼며, 코로나-19로 감옥소의 묶인 행색, 마음이나마 자유롭게 유영하고 유랑하나, 걸식과 탁발의 의미 찾아 주변도 추스른다. 뉘집 밥에 독은 없던가, 올해 농사는 넉넉함을 품었던가! 기우의 정에 점성술의 진리는 시계를 읽고, 계절을 낳는다. 올여름의 산통과 진통은 매미의 아린 청량감으로 젖어든다.
불상의 전통성과 민족성이 기구하여, 부동심의 줏대를 찾던 속아리는 나를 무등산 약사사의 대웅전 돌부처로 인도한다. 맞지 않는 엉뚱한 불상은 거부감에 꺼려지고, 바뀔 리 없을거란 석불은 내 마음을 담고 묵묵부답이다. 감화에 돌도 물이더라! 취향은 도리천에 발 담그고 늦더위를 식히려지만, 부끄러운 발이 불전에 새전 올리고, 포탈의 세계에 마음 실어 보낸다.
운림선원은 고요하고, 스님의 시구는 석가모니의 계율에 맞지 않게 진부하니, 선원의 눈물이 돌부처에 맺힌 이슬이구나! 약탈의 정취가 사그라들 때쯤, 남은 의미의 국수가락이 늦은 손님의 뱃고동 소리를 잠재우리라! 옥새의 행방은 묘연하고, 붉은 한은 바위에 서려 지난 시절의 항전으로 피울 수 없는 향과 초는 고향에 대한 만리심을 사면초가로 일깨우니, 상처와 피로에 누적된 마음으로 돌이키면, 태평성대는 저절로 이루어지겠지!
물질적 교류는 고루했고, 정신적 교감마저 갈등으로 파도만 높으니, 엽관제의 전리품은 고스란히 제곳을 찾게 될 일이다. 잊힌 낙락장송과 곧은 대는 여전히 마음만 푸르다. 왜곡돼 역사와 관심의 호도가 다시 몰려올 때, 탐은 진을 부르고, 치는 눈물을 잇을 때, 유전자는 자신의 뿌리를 찾는다.
다가오는 추석에 성묘의 발길은 벌초의 준비를 서두르고, 다가올 추수의 감사와 미덕을 칠석기도에 담는다. 싹힌 마음과 동요하는 주변에 잔잔한 호수의 물결로 다가가는 주암호의 별빛이 함초롬하다. 비엔날레의 한자가 드쎄고 억척스러워 쌍년은 호년으로 기울고, 정혜쌍수도 정혜호수로 잠잠해진다.
'인자요산, 지자요수'의 타협에 영남과 호남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하동이 애처롭다. 고개와 호수는 어우러져야 산수화 맛인 걸, 의제 허백년은 길목에 자리 잡았나! 삼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의 헤이즐넛이 다시금, 몰몬과 불교의 어울린 맥을 넌지시 무등으로 불러들인다. 최상급은 왜 뚱딴지로 평등을 부르지른다고 의역하였나!
그만한 산은 없더라! 지난 시절에 배운 영문법이 무등 정상의 모습에서 UFO 쫓던 영화와 오버랩되게 할고... 석가모니께서 붓다를 일컬으실 때, 예술과 예의를 품은 교육도시는 제 모습을 찾겠구나! 양보의 미덕이 십이연기를 여의고, 득도의 길에서 생산의 도시로 거듭나는 길이겠거니 한다. 화순 운주사의 한은 새벽녘 달구소리에 겸허한 시류의 표상이었으려나! 천자암은 슈뢰딩거의 묘를 우주로 내달리며, '우는 놈 더럽다'는 아리랑의 구슬픔을 인의예지로 달관케한다.
마음속 소도 밭갈이를 멈추고, 깔을 음미한다. 갈이 깔이 되고, 오도송의 게가 되어, 혼구녕을 왕래하는 귀로 드리웠구나! 송광사 심우도의 흑우가 고까워 백양으로 옮기면, 산세가 드높을까? 걱정에 팔자를 더하여, 팔정도의 계율만 엄해질 듯싶다.
한소식이 뱀사골'보성 문덕면 귀산리 가지산 근처 계곡인 정당골'의 절사와 순환 속에 지속가능성을 되짚으며, 세월에 풍상을 그윽하시게 품으신 주름에 등허리는 서늘함으로 들어선다. 일주문에는 기둥이 여럿이더라! 이 여름 말미에 어머니의 냉동고 타작이 매서우시더라! 뜬금없음은 김삿갓의 자취로 여겨주시길... 물염정의 당부가 눈시울에 저녁놀을 풀었다. 견우와 직녀의 전설이 머리 희끗한 까막, 까치의 얘기와 함께, 산사에 가을녘 별관측 묘미를 불러들이길... 마음의 방랑은 책과 대화의 사랑채를 넘어, 미리내에 담기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