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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번째 筆寫

by 이양고


몸이 맘에 엉기는 것인지

맘이 몸에 엉기는 것인지

알고 싶지도 않다, 그냥

곤죽이 된 시간이나 더 휘젓는다

새벽이 재빠르게 오던 날은 지나갔다

책장을 넘기고 검색어도 두드린다

꿈꾸었던 몸과 마음의 섬세한 조율과

발랄한 생동을 이젠 원하지 못한다

고통이 번져가는 미세한 정황들을

헤집어보던 마조히즘의 시간은 갔다


<냉정으로> 중에서, 한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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