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네가 없을
네게 내가 없을
박꽃처럼 창백할 세월의
깊은 우물물 미리 내려다보며
두레박 내리고 올릴 기운
세수하고 밥은 먹어야 할 기운
조금씩 미리 마련해두자고
네게 눈짓하면서
내게 다짐하면서
남은 햇살을 서로 끼얹어주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알록달록 늦가을 무늬 바르면서
나무를 품에 들어왔다 나왔다 하면서.
어제를 후회하지 않기 위해 오늘을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