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혼잣말 13편

처음은 낯설고, 낯선 것은 여전히 두렵다

by 이양고

아주 자주 모든 게 무섭다.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릴까 무섭고

내가 놓쳐버린 것들 중에

귀한 게 있었둔 건 아닐까 두렵다.


나이가 들수록 능숙하고 익숙해진다는데

내 나이 앞자리에 들어온 “3”은

아직도 초면같이 낯설다.


어렸을 때 그려왔던 어른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고,

아이였을 때 바라본 어른은

이렇게 미숙해보이지 않았는데

막상 내가 어른이 되어보니

처음은 낯설고, 낯선 것은 여전히 두렵다.


걱정이 된다.

마음은 아직도 아이 같은데

갖춰야 할 것과

준비해야 할 것,

쌓아가야 할 것과

이미 쥐고 있어야 할 것들은

어느새 수두룩하다.


가진 게 없어서 두려운 건지

아직 어른이 아닌 채로

나이만 짙어지는 게 무서운 건지

나조차도 잘 모르겠다.

이전 12화오래된 혼잣말 1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