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다른 태국> 숨은 파도
태국 촌부리 | 2
아침을 연 호숫가에서부터 황홀한 선셋의 순간,
그리고 깊숙한 비밀처럼 숨겨진 해변까지.
둘째 날은 움직임이 많았다.
하지만 그 많은 움직임을 다 덮어버릴 만큼,
그날의 바다는 유독 부드럽고 따뜻했다.
호숫가 푸드트럭에서 시작된 하루 Uncle Jeab Burger & Future Coffee
방프라 호수 이른 아침, 방프라 호수변에 자리한 수제 햄버거와 드립 커피집.
'Uncle Jeab Burger'와 'FUTURE COFFEE'는 서로 붙어 있는 푸드트럭형 매장으로,
호숫가에 캠핑 테이블을 펼쳐놓고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야외에서 갓 만든 햄버거와 커피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데,
이곳은 평일 아침인데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호수는 생각보다 넓고 한적했고, 햇살은 부드러웠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이 호수의 매력은, 아마도 이 ‘자연 속 간이 캠핑’ 같은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2025.04 | Thailand_Chonburi |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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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 | Thailand_Chonburi |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긴 다리 너머의 섬 Ko Loi Island & Wat Ko Loi
시라차 아침 식사 후엔 시라차의 '꼬로이 섬(Ko Loi)'으로 향했다.
이 섬은 육지와 긴 다리로 연결돼 있어 차나 도보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섬 안에는 ‘왓 꼬로이(Wat Ko Loi)’라는 중국풍 사원이 있다.
섬 입구에는 보라색 다리가 인상적이었고,
큰 관람차와 상점들이 늘어서 있어 마치 작은 축제의 섬 같았다.
왓 꼬로이는 전반적으로 중국 문양과 색감을 살려 지어진 사원으로,
붉은 기둥과 금색 용 조형물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바다를 품은 사원, 활기와 고요가 공존하던 곳이었다.
2025.04 | Thailand_Chonburi |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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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 | Thailand_Chonburi |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원숭이들의 언덕 Khao Sam Muk Viewpoint
방센 다음 목적지는 ‘카오 삼묵 전망대’.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맞이한 건 원숭이들이었다.
도로 위, 차 위, 심지어 곁으로 다가오는 원숭이들까지.
처음엔 조금 놀랐지만, 곧 그들의 일상에 스며들었다.
어미 원숭이가 새끼의 털을 골라주는 모습을 코앞에서 지켜보며,
이 순간이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졌다.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원숭이 가족의 일상은 깊은 울림을 줬다.
자연이 만들어준 가장 따뜻한 장면 중 하나였다.
2025.04 | Thailand_Chonburi |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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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 | Thailand_Chonburi |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바다를 따라 걷다 Bangsaen-Khao Sammuk Viewpoint Road
방센 해안도로 바다와 더 가까워지기 위해 이어진 곳은 해안도로의 중간 지점.
높은 곳에서 출발해 바다 쪽으로 조금씩 내려가며 걷다 보면, 점점 더 바다에 닿는다.
사진을 찍는 커플들, 영상을 남기는 여행자들로 가득한 이곳은 해질 무렵이 되자 더욱 아름다워졌다.
나는 늘 잔잔한 강이나 숲을 좋아해 바다는 차가운 존재로만 여겼지만, 그날의 바다는 달랐다.
파도는 마치 실크처럼 부드럽게 밀려왔다.
“아, 바다가 좋다”는 말이 처음으로 마음속에서 올라왔다.
2025.04 | Thailand_Chonburi |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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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 | Thailand_Chonburi |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놓칠 뻔한 선셋 Bangsaen Beach
숙소로 돌아가기 전,
잠시 들른 방센 비치에서 본 선셋은… 말 그대로 황홀했다.
하늘은 붉은 빛줄기를 수십 갈래로 뿜어냈고, 바다는 그 빛을 조용히 받아주었다.
그 자리에서 멈춰 선 채 바라본 하늘.
만약 곧장 숙소로 향했다면 보지 못했을 장면이었다.
순간의 선택이 선물처럼 다가왔다.
2025.04 | Thailand_Chonburi |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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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 | Thailand_Chonburi |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
2025.04 | Thailand_Chonburi |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셋째 날의 작은 여운 Secret Beach Cafe
촌부리 촬영 마지막 날, 점심겸 들른 곳은 '시크릿 비치 카페'.
지도상에는 길이 있었지만 실제론 숲속 같은 오솔길이었고, 도착까지 조금 헤맸다.
그만큼 더 비밀스럽게 느껴졌다.
카페는 작은 해변가에 자리 잡고 있었고, 아담하지만 깔끔했다.
사람은 거의 없었고, 파도 소리만이 유일한 배경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조용한 자연의 분위기 속에서 이 출사의 마지막 촬영을 마무리했다.
2025.04 | Thailand_Chonburi |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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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 | Thailand_Chonburi |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
2025.04 | Thailand_Chonburi |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Bangsaen Aquarium 부라파 대학교
복귀 전, 아들을 위해 들른 ‘방센 아쿠아리움’은 예상을 넘겼다.
평일인데도 사람이 가득했고, 하루 평균 방문객이 5천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규모도 크고 다양한 해양 생물을 갖추고 있어 아이뿐 아니라 어른인 나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태국에서 보기 드문 ‘제대로 된 아쿠아리움’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번 촬영은 내게 여러모로 의미가 깊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자연의 아름다움과 감정의 떨림,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성찰까지.
순간의 감동에 눌려 셔터를 누르지 못했던 그 시간이,
오히려 더 오래 남는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렇기에 더 찍고 싶다.
그리고 이제는, 바다를 조금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
그런 여운이 남은 촌부리의 출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