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노이로제

by 뮌헨 가얏고

2020년 6월 중순경, 3개월간의 봉쇄가 끝나고 유럽 여행이 가능해졌을 때만 해도 코로나가 더 악화될 거라곤 생각 못 했다. 2020년 11월부터 다시 시작된 독일의 재봉쇄가 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백신 개발과 더불어 접종이 시작되었다는 희망도 잠시, 독일 정부는 봉쇄를 4월 말까지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작년보다 더 힘들다. 코로나 이전의 평범한 일상뿐 아니라, 코로나 속에 다녔던 작년 여름 여행마저 꿈처럼 느껴지고 그립다. 그땐 마스크 쓰기와 여러 방역지침을 따라야 하긴 했지만, 여행을 다닐 수도 있었고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었다. 지금은 그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작년 11월 이전의 생활이라도 가능하다면 좋겠다.


코로나 노이로제


몸이 편해야 마음도 편하다고 알차고 즐거운 여행이 되기 위해서는 안 아픈 게 최고다. 여행을 떠났다고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이 없었던 건 아녔다.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심했다. 언제나 초긴장 상태로 다녔다.


로마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마치고, 허기진 배는 라운지에서 과자로 채웠다. 피로와 배고픔이 면역력을 떨어뜨렸던 걸까? 방으로 와서 짐을 푸는데 살짝 한기가 느껴지면서 피로감이 몰려왔다. 처음 방에 들어섰을 땐 에어컨이 켜진 방안이 쾌적하게 느껴졌는데 나중엔 추웠다. 다들 시원하다는데 나만 추운 것 같아 우리 방의 에어컨은 끄고 연결된 아이들 방의 에어컨 냉기가 넘어올 수 있도록 연결문을 열어뒀다. 자고 나면 괜찮아질 거 같아 잤는데도 여전히 몸살 기운이 있었다.


여행 중에 갑자기 몸살에 걸려서 온종일 호텔 방에서 잠만 잔 적도 있었고, 의사가 호텔로 직접 왕진을 와서 진료를 받은 적도 있었다. 대부분 갑자기 아팠다가 2~3일 후엔 멀쩡해졌기에 여행 중에 몸살 기운이 무서웠던 적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 세계가 코로나 19로 공포에 떨고 있으니 겁부터 덜컥 났다.


혹시 코로나에 감염된 건가?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니 몸이 더 아파져 왔다. 갑자기 어지러운 것 같고 속도 메스꺼웠다.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코로나면 어쩌지?', '식구들이 나한테 옮았으면 어쩌지?', '내가 코로나를 퍼뜨리고 다닌 거 아냐?', '코로나 증세가 정확히 어떻더라?' 등등. 검색해보니 다행히 코로나 증세와는 달랐다.


에어컨 기운이 계속 감도는 실내를 벗어나 야외로 나오니 몸이 편해졌다. 뜨겁고 후덥지근한 공기가 오히려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졌다. 저녁을 먹고 나니 어지럽고 메스꺼운 기분도 거짓말처럼 싹 가셨다. 몸이 좋아지니 기분도 좋아졌다.


코로나 봉쇄가 해제되자마자 떠난 여행이라 조심한다는 게 코로나 노이로제에 가까울 정도로 예민해져 있었나 보다.


잘 먹고 잘 여행하자!

여행 중엔 매끼 잘 챙겨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줘야 한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여름엔 에어컨으로 실내외 기온차가 심한 것도 조심해야 한다. 돌이켜 보면 여행 중 아팠을 땐, 에어컨을 빵빵하게 가동하는 여름이었다. 겨울이라 추워서 감기 걸린 적은 없었다. 에어컨에 많이 노출된 싱가포르 살 땐 조심하던 부분이었는데, 에어컨 없는 독일에 살면서 잊어버렸나 보다. 그리고 물도 많이 마셔야 한다. 외국의 식당에선 한국처럼 물을 주는 경우가 없다. 독일은 메뉴판에 수돗물이 있는 경우도 있다. 물을 살 수 있는 편의점도 잘 없다. 갑자기 오는 두통은 수분 부족 경우도 있어서 물도 자주 마셔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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