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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텔러 레이첼 Sep 24. 2023

서울 사랑

나는 서울이 그립다

가고 싶어도 쉽게 갈 수 없고 보고 싶어도 쉽게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는 곳, 서울에 가고 싶다. 나는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 온 지 22년이 되었고 세 번 서울에 다녀왔다. 어떤 사람들은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듯이 일 년에도 몇 번씩 드나들지만 내가 벼르고 별러 한국에 다녀온 것은 2018년이 마지막으로, 벌써 5년이나 되었다. 2023년 올해 한국에 가려고 했지만, 내년으로 또 미뤘다.


한국에 다녀온 사람들에게서 나는 향기가 있다. 나는 그들에게서 서울 냄새를 맡는다. 한 주에 한 번씩 대행 마트인 H 마트와 한남 마트에서 한국 반찬, 과자를 한 더미씩 사가지고온다. 하지만 늘 부족하다. 요즘 한국에 관한 콘텐츠가 늘어서 서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인인 나보다 더 많이 한국을 아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한다. 그들은 어떻게, 왜, 나보다 더 한국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내가 더 사랑하는데 표현만 못했을뿐이잖아. 내나라 내조국이잖아. 내가 태어난 곳이구나. 뒤늦게 정신을 차려본다.


내 나라 한국처럼 변화무쌍한 나라가 또 있을까? 다음에 가면 어떤 것들로 거리가 채워져 있을까? 밴쿠버에서 딸 셋을 키울 때는 아이들만 보였다. 하루 먹거리 벌어대느라 힘겨운 남편 뒷바라지하며 하루를 살아내느라 모든 것을 미뤘다. 이제는 내가 미뤄두었던 인생 버킷리스트를 펼쳐보고 있다. 첫 번째 항목이 서울에 가서 내가 서울에서 태어났으면서도 몰랐던 서울을 모조리 탐험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온 소식들이 내 가슴을 더 설레게 한다. 나도 남들처럼 서울 가고 싶다. 22년간이나 멈춰있던 향수병의 뚜껑이 열리고 나니 주체할 수가 없다. 나는 그리움을 꿈이라 부른다. 어느새 서울이 나의 꿈이 되었다. 서울에 계속 살았더라면 몰랐을 서울, 이제야 서울 바라기가 되었다.


주변 사람들이 여기저기 관광을 다녀왔다며 여행기를 들려주어도 귀띔에도 들리지 않는다. 알래스카 크루즈. 미국 LA,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칸쿤. 하지만 그곳들은 그저 나열된 여행지의 항목들일 뿐이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가 태극 마크를 달고 있나 눈이 뚫어지게 들여다보며 그리운 곳으로 시선을 둔다. 나의 서울 사랑 이야기를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서울 가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사진 : Pixabay의 USAGI_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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