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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은경 Oct 04. 2020

(에필로그) 소개팅, 하나를 찾기 위한 여정


쓰고 보니 소설 같은 일이, 모두 내게 벌어진 실화입니다. 기억은 마음대로 왜곡되고 변형 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말입니다.


나에게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적당히 친한 아는 오빠 하나 있습니다. 오빠는 1년 전 마지막 데이트 끝으로 연애 실직 상태입니다. 백수에요. 그래서 늘 바쁩니다. 주말이면, 공휴일이면 하루 두 번은 소개팅하러 나가야 하거든요. 점심은 파스타, 저녁은 삼겹살. 그런 오빠를 볼 때 마다 존경스런 마음에 입 벌려 한 마디 합니다.


"안 피곤해요?"


오빠는 꾸준한 사람입니다. 매주, 소개팅 없는 날 본 적이 드물어요. 그리고 대단한 사람입니다. 소개팅 자리가 이렇게나 많이 들어 오는 걸 보면요. 그러나 꾸준히 홀로 돌아 오는 오빠를 보며 우리끼리 말해요. "이번도 잘 되긴 어려울 걸." 지난 1년을 지켜봐 온 오빠는 여태 연애 실직 상태니까요. 오빠를 보고 알아챘어야 했는데. 소개팅, 참 어려운 거구나. 또 다른 친구는 소개팅에 질려 어플까지 진출했다 했어요.


달리 어려운 건 아닌 거 같아요.

찰나에 서로의 매력 어필하기 쉽지 않다는 것과, 당사자 보다 주선자 "주관" 뚜렷이 개입되는 만남이니까요. (주선자 말만 따라 착하다, 멋있다,하는 감정동사 따위 믿으면 안됨의 근거 입니다.) 아님, 내 짝꿍을 만나는 그 자체가 운명을 타고나는 일이라 그럴수도요. 다만 말하고 싶은 건, 소개팅에 실패했다 하여 내가 보잘 것 없는 사람은 아니라는 . 나와 맞는 누군가 그 자리에 나오지 않았 뿐이니까요. 아직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을 뿐, 쩌면 님 "짠"하고 나타날때까지 기다리라는 신호에 불과했을 테니까요.




글 쓰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브런치 "통계"에 시리즈물이 순서대로 나열됐을 때 였어요. 이전 글도 궁금하셨다는 말이겠지요. 기뻤습니다.

그리고 읽어주셔 감사했습니다.

월요일엔 더 좋은 글로 인사드릴 거에요!ㅋㅋㅋㅋ


출근을 앞두고

쟈스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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