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start line

by Letter B






나는 역시 의문이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꼭 맞는 사각툴이었다.

나는 그 위로 의욕이라곤 한 점도 발견할 수 없는 지친 몸뚱이를 뉘인 채 존재한다.

밤 사이 머릿속을 헤집던 문장들을 정돈하지 못한 지 수십 일이 지났다.


개인의 역량이 부족했나.

타인과 비교해서 무례했나.

그 움직임과 정교한 패턴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 선수로서는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소통이 얼마만큼 원활하였는지 봉인된 적 없는 순결성이란 그 실체를 잃은 채 끊임없이 말을 걸어온다.


- 그랬나요?


몇 번인가 같은 물음에 같은 화답을 던지다가는 사라진 목적성을 떠올려 본다.

나는 아무래도 뛰어난 선수다.

그래서 괴로운지도 모르겠다.


실체도 형상도 없는 이들이 들이미는 칼은 훼손된 처녀성의 회복이라고 했다.

나는 다소 맹목적이라고 반문한다.


- 믿습니다.


술렁이는 파도는 인정하는 법을 모른다.

나는 거리 위를 활보하는 것으로 낡은 물건으로 전락해가고 있었다.

세련된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 모호한 기준의 근원과 파생에 대한 질책에 자유를 어느 정도 반납한 채 산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현대 사회의 진보라고 한다.

나는 걸음을 멈춰 세운다.

화면 속의 글들이 잘 읽히지 않는다.

이건 퇴보인가?


나는 결정적으로 시스템이 문제였다는 기사를 읽다가는 잠에 빠져든다.


가만, 보험금은 어디로 청구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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