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나와 이제 막 친해진 사람에게
이렇게 질문하곤 한다.
"싫어하는 것과 미워하는 것의 차이가 뭔 줄 알아?"
보통 "비슷한 거 아닌가?..." 라며
"뭔데?"라고 물어오면
나는 신이 나서 설명하곤 한다.
"싫어하는 건 더 이상 꼴도 봬기도 싫다는 거.
그냥 이제는 너란 사람을 내 인생에서
get out 시켜버리고 싶단 마음이지,
그런데 미워하는 건 좀 달라.
내가 너를 애정 하는데
네가 내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을 때,
네가 나를 위해 이렇게 해주면 좋겠는데
따라와 주지 않을 때
드는 마음이 미워하는 마음이야."
" 오 그럴 듯한데?
근데 그거 어디에 근거한 정의야?"라고 물으면
나는 "내가 정의한 건데?"라고 웃으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내가 밉다고 하면 나에게 진득하니 물어봐줘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
그리고 기억해줘
내가 밉다고 하는 건
너를 애정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는 사실을 ,
하지만 싫어한다고 말했을 땐
그냥 날 내버려 둬."
내 정의에 어떻게 생각할 진 몰라도
느껴지는 감정의 구분은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힘든 일이기는 하나,
싫어하는 것보단 미워하는 것이
더 간절하고 귀여운 의미라고 느껴진다.
가끔 내가 그를 미워하는지 싫어하는지 구분되지 않을 때가 있다.
아니면 그 사이에 턱 걸 터져 있는 감정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누구나 나를 좋아할 수 없듯이 나도 누구나 다 품어주고 사랑할 순 없다.
싫어하는 감정이 든다면 과감히 신경을 꺼벼려라.
요즈음 화제가 되고 있는 책
[신경 끄기의 기술]처럼,
그리고 만약 미워하는 감정이라고 결론 내려졌다면,
속히 그 사람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아라.
'네가 이렇게 할 때 내가 느끼는 감정은 이렇고,
네가 이렇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이렇게 행동해서 나는 매우 서운했다고.'
싫어하는 감정도 사실 좋은 감정은 아니나
신경을 꺼버리면 되지만
미워하는 감정은 두면 둘수록
자신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만약 그 사람이 나의 솔직한 감정을 받아준다면
마음껏 품어 안아라.
그런데 "뭘 그거 가지고 그래? 널 이해할 수 없어."라고 말한다면
약간 거리를 두고 마음을 비워내어
힘들겠지만 관심 끄기의 영역으로 넘겨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