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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수꾼 Aug 08. 2020

명품 브랜드 '테북’

[마음의 시선] 부동산에도 브랜드가 있다

반포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다. 사람들은 대개 반포를 좋아한다. 선망한다. 살고 싶어 한다. 백화점에서 옷을 주문하면서 배송지에 ‘반포’를 적고 싶어 한다. 신혼집이 어디냐는 질문에 ‘반포’라고 답하고 싶어 한다. ‘반포에 사는 사람’을 넘어 ‘반포에 (아파트를) 산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쟤 반포에 아파트 있잖아’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 한다. 로또 1등 당첨으로도 얻을 수 없는 지위다. 브랜드다. 계급이기 까지 하다.


반포는 어떻게 선망의 대상이 되었을까? “집 값이 높아서”, “사람들이 좋다고 하니까”, “연예인이 살아서”로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뚜렷하지 않다.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사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는다. 구체적인 이유를 따져보자. 서울이다. 한강시민공원이 있다. 백화점도 있다. 대형 병원도 있다. 터미널도 있다. 여러 노선의 지하철역들도 있다. 유명 학원들도 있다. 맛집들도 있다. 이들 존재가 반포를 선망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이들 존재가 어떻게 했길래 반포를 선망의 대상으로 만들었을까? 돈이 덜 들기 때문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꽃, 장식 등의 가격도 저렴하다. 최신 트렌드가 모인다. 옷과 전자제품이 론칭 이벤트를 한다. 걸어서 고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접할 수 있다. 버스와 지하철 시간을 체크하지 않아도 된다. 버스와 지하철은 비’반포’인을 위한 것이다. 장점이 집약됐다.


반포뿐만이 아니다. 잠원, 신사, 압구정 또한 비슷하다. 마찬가지로 선망의 대상이다. 브랜드며, 계급이다. 한강변을 따라 이어져 있다. 이들을 묶어서 ‘테북’이라고 한다. 강남 지역 중 테헤란로 위쪽에 위치한 지역을 칭한다. 하이엔드 명품이다. 백화점은 동네 가게다. 츄리링에 맨발 슬리퍼 차림으로 명품관을 둘러본다. 굳이 차를 타지 않아도, 차려입지 않아도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


같은 한강 남쪽에 위치하지만 테남은 이들 무리에 끼지 못한다. 대치, 도곡, 강남이 대표적이다. 유명학원 등 일부 장점을 집중적으로 품고 있다. 삶의 기간 중 일시적으로 필요한 것들이다. 대전(대치동 전세)살이 3년이면 된다. 강남은 복잡하고 시끄럽다. 도곡은 걸어서 누릴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테북에게 테남은 복잡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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