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연재입니다
하루를 마치고 집 앞에 왔을 때
시멘트 바닥에 노란색 털 뭉치가 보였다.
줄무늬를 가진 길고양이였다.
녀석은 배를 보이고 누운 채 머리만 꼿꼿이 들고 나를 쳐다봤다.
‘왔냐?’
커다란, 노란 눈이 무심하게 묻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발끝으로 걸으며 다가갔다.
녀석의 영역에 침범하는 이방인이 되어.
고양이는 눈으로 나를 좇더니, 거리가 좁혀지자
하늘을 향했던 앞발을 땅에 내려놓고
털이 부숭부숭한 몸뚱이를 추스르고
긴 꼬리로 허공을 저으며 일어났다.
“야옹아!”
다정하게 부르며 친한 척해보았지만 녀석은 몇 걸음 더 멀어졌다.
그렇다고 금방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문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꼼짝하지 않고 보고 있다가 자리를 떴다.
한 번은 일부러 '쾅' 문소리를 내며 들어가는 척했다가,
살금살금 나가 봤더니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
‘뭐 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늘 이런 식이었다.
검은 동공이 가늘어져 나를 쳐다볼 뿐.
가까이 가면 그만큼 거리를 벌리면서, 도망가지 않았다.
이쯤 되니 나를 경계하는 것인지, 놀리는 것인지 헷갈렸다
두 번째 연재 글을 쓰려는데 고양이 생각이 났다.
쓰다듬어 보고 싶었으나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마음으로 직진하지 못하는 글쓰기가 고양이 놈 같았다.
쓰기 위해, 경험을 헤집다 보면 내 주변이 드러나고
기억속 사람들이 딸려 나오고 거칠고 불편한 감정을 마주해야 한다.
글 속에서 길고양이를 맞닥뜨리는 순간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마음속 깊은 곳의 비밀을 누군가가 들여다볼 수 있게 허락하는 것이다.
그것은 용기다."
-나탈리 골드버그-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글로 옮기는 일은 두렵다.
단어에 실린 의미, 문장에 실린 무게를 실감한다면 더욱 그렇다.
마음에 다가갈수록 조심스러워진다.
쓴다는 것은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과정일지 모른다.
고양이 털을 만지듯 마음을 쓰다듬을 용기.
도망가지 않고 빤히 들여다볼 용기.
저만치 초승달을 닮은 고양이 눈이 따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