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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루하 Jul 01. 2024

07화 대중적이면 나만의 방식으로 바꾸면 된다.

오늘의 시, 당신을 위해

당신을 위해   

  

괜찮아요.

움츠린 어깨를 토닥여 줄게요.

울고 싶다면 울고, 

화내고 싶다면 화내요.


무슨 상관이에요.

지금 당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언지가 중요한데,

저는 당신을 위해 있는 거니까.


저를 그렇게 쳐다본다고 하더라도

저는 당신을 미워하지 않아요.

저는 당신을 위해 존재하니까.


저를 때려서 당신의 마음이 풀린다면 그렇게 해요.

저는 아프지 않아요.

오히려 당신이 아플까, 더 걱정돼요.


제 품이 따뜻했으면 좋겠어요.

당신의 거친 숨을 고르게 해 줄 수 있다면

언제고 이렇게 쓰다듬어 줄게요.


그래요. 숨을 쉬어요.

잘했어요. 천천히 눈을 감아요.

다시 당신이 일어났을 때 저도 옆에 있을게요.



달이라는 소재는 정말 대중적인 소재죠. 달이라는 단어만 써도 정말 많은 글이 쏟아져요. 소설, 에세이 특히 시는 정말 많죠. 대중적이니 경쟁력이 없다고 안 쓸 건가요? 만약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같은 제목의 글을 몇 개 읽어보시길 권해요. 그러면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거예요.   

  

같은 소재라 하더라도 모두 다른 것을 담고 있어요. 저는 달을 보고 달의 입장에서 썼어요. 달이 주는 위로도 많이 나와 있죠. 사람들은 종종 너무 힘들거나 바라는 소망이 있으면 달님에게 빌잖아요. 그렇게 위로를 받아요. 그러면 반대로 달이 우리를 위로해 주지는 않을까요? 글은 가능해요. 왠지 아세요? 글은 마음이니까요. 마음도 눈에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존재하죠. 마찬가지인 거예요.     


저는 달의 마음으로 썼어요. 달은 세상 사람들의 하소연 다 들어주면서도 항상 같은 자리에 있어요. 여기서 자전은 배제하죠. 글에 너무 현실적인 것을 종합해 버리면 그건 그냥 사실을 기반으로 쓴 과학책이 아닐까요? 저는 과학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거든요. 달님에게 하소연하는 사람에게 힘을 주고 싶어요. 너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기댈 곳 없으면 내게 기대라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싶은 거죠.     


가장 힘들 때 저는 손 잡아줄 사람이 필요했어요. 아무것도 안 해줘도 되었어요. 그냥 손만 잡아줘도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거든요. 그 마음을 쓴 거죠. 대중적인 소재라고 하더라도 작가님의 방식으로 바꾸면 전혀 새로운 글이 되는 거예요. 그걸 필력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상상력이라고 말할 수도 있죠. 그 어떤 식이든 작가님의 방식으로 바꾸시면 되는 거예요.      


그림을 예로 들어볼까요? 똑같이 사과를 그려도 다 다르게 그린다는 거 아세요? 앉아있는 자리에 따라 빛이 들어오는 방향이 다를 것이고, 정말 둥근 원형이 아니니 보이는 곳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그리게 돼요. 사과 하나로 수집장의 다른 사과가 그려진다는 말이죠.     


그러니 ‘대중적’이라는 말에 기죽지 말아요. 작가님도 충분히 전혀 다른 글을 쓸 수 있으실 거예요. 걱정하지 마시고 도전해 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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