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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건축가 Oct 14. 2022

글을 마치면서



조금 갑작스럽지만 이렇게 이 이야기를 마치려고 한다. 사실 이 뒤에 이야기, 민영과 지훈이 결혼을 하고 잘 살았다.. 는 이야기를 더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너무 뻔한 이야기라 그다지 하고 싶지 않다. 예전에 약간 뻔한 트렌디 드라마를 본 적이 있는데, 남녀 주인공이 사귈까 말까 하면서 밀당 할 때는 굉장히 흥미로웠는데, ‘이제부터 사귑시다’하고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여주니 급속도로 흥미가 떨어졌던 기억이 난다. 아마 애간장이 타는 긴장감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이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 짓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이 글을 언제부터 썼나 하고 찾아보니 작년 7월 정도부터였다. 지금이 10월이니 일 년 넘게 이 글을 쓴 것이다. 물론 이 삼주에 한번 쓰기도 하고, 거의 한 달 넘게 안 쓴 적도 있으니 그런 시간이 걸린 게 당연하겠지만.. 아무튼 오래 쓴 건 맞는 것 같다. 아무튼 올해가 가기 전에 마무리하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내 처음 목표는 비교적 재미있는 소설 안에서 집 짓는 과정과 절차를 자연스럽게 파악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 안에서 여러 가지 러브 스토리를 잘 녹여내는 것. 그리고 모든 집과 건축에 나름대로의 스토리, 사연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지난하고 힘든 과정이 있어야만 집이 지어진다는 것. 그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러브 스토리는 연애를 많이 해보지도 않았고 그런 류의 소설이나 만화 등도 거의 안 봐서 많이 낯설기는 했다. 하지만 저번 소설을 읽고 많은 분들이 러브 스토리를 권해주셔서 용기를 내서 어떻게든 써 보았다. 좀 오글거리고 어색한 부분이 많을 수 있겠지만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쓰면서 ‘어디선가 본 듯한 스토리긴 한데..’라고 느껴지는 것들도 솔직히 있었다. 사정이 힘든 여주인공이 츤데레 스러운 유복한 여성 후견인의 지원으로 성정해나간다. 이건 예전 우라사와 나오키의 테니스 만화 ‘해피’와 비슷하다(이 만화를 보진 못했다). 이 구도는 예전에 여성 건축가를 주인공으로 했던 다른 드라마도 비슷했던 것 같다. 그리고 선대에 이루지 못한 남녀간의 인연을 후대가 완성 시킨다 - 이것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빨강머리 앤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앤의 양육자인 마릴라는 앤의 연인이 되는 길버트의 아버지와 서로 연애감정을 가졌지만 이어지지 못한다. 하지만 나중에 앤과 길버트가 이어지면서 인연이 완성된다. 아무튼 나도 이런 이야기를 자주 쓰지 않아서 그런지 여러 다른 이야기들에 영향을 받은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제법 재밌는 이야기가 나온 것 같아서 만족한다. 


내 꿈은 내 이야기가 ‘우영우’처럼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많은 사람이 보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건축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고, 사회에 ‘건축 붐’을 만들어 내는 것이 나의 원대한(?) 야망이다. 물론 지금 보면 터무니없어 보일 수 있지만, 이렇게 계속 글을 쓰고 꾸준히 알려나가면 언젠가는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그런 희망과 꿈을 안고 글을 쓰고 있다.


하나의 글을 쓰다보면 약간 지루하고 심심해질 때가 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음 글을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다음 글도 아주 대충 생각해놓았다. ‘그 여름의 공모전’이라는 제목이다. 내가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다보니 학생들을 자주 만나게 되고, 예전 추억도 자주 떠오른다. 그래서 건축과 학생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 안에서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 인기 많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외골수 오타쿠와 그렇지 않은 사람, 남학생과 여학생의 좋아하는 감정 같은 것을 다뤄보려고 한다. 언제 시작할지 모르지만,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


지금까지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글 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 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 소장 / 건축사

Architect (KIRA)

M.010-2051-4980

EMAIL ratm820309@gmail.com

www.openstudioarch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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