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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건축가 Mar 09. 2021

콘크리트 구조와 목구조의 차이점


건물의 뼈대를 이루는 구조를 ‘골조’라고 합니다. 사람의 뼈처럼 건물의 무게를 지탱하고, 전체 하중을 땅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아도, 이 골조는 건물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합니다. 사람이 다리가 부러지거나 팔이 부러지면 생활이 힘들어지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90년대를 살았던 저희 세대에게 삼풍백화점 붕괴는 아직도 커다란 충격으로 남아있습니다. 멀쩡하게 서 있던 건물이, 마치 폭격을 맞은 듯 무너져 버렸으니까요. 그 이후로 건물의 구조안전기준이 엄청나게 강화되었다고 하는데요. 삼풍백화점 같은 케이스는 아주 극단적인 경우라고 하더라도, 건물에 있어서 골조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주로 설계하는 주택이나 근생, 다가구/다세대 주택 등에 있어서 구조 형식에 관한 선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철근 콘크리트라고 불리우는 RC(reinforced concrete)와 목구조입니다. 철골조나 ALC (경량기포콘크리트) 블록으로 지어지는 건물들도 있지만 비교적 소수이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RC는 보강된 콘크리트라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철근으로 콘크리트를 보강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요. 콘크리트는 누르는 힘에 저항하는 압축력에는 강하지만 잡아 늘리는 힘에 저항하는 인장력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철근을 중간 중간에 매립하여 보강한 것입니다. 만약 주변에 건물을 철거하는 현장이 있다면 콘크리트 안에 철근이 있는 걸 쉽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철근과 콘크리트의 열팽창 계수가 거의 같기 때문에, 우리나라같이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가 극심한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균열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두 가지 물질이 거의 똑같은 수준으로 수축과 팽창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철과 콘크리트는 찰떡궁합, 환상의 조합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목조는 말 그대로 전통적인 건축재료인 나무로 힘을 지지하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나무는 양도 적고 건축물에 적정하지 않아서 주로 캐나다에서 수입하여 사용합니다. 수종은 침엽수 중 SPF(Spruce-Pine-Fir)라고 하여 각각 가문비나무(Spruce), 소나무(Pine), 전나무(Fir)를 주로 사용하고 2x4, 2x6(인치-단면) / 2440mm(8피트), 3048mm(10피트, 길이) 등 규격화되어 생산되는 제품을 활용합니다. 목조 건물은 이렇게 모든 부재가 균일화, 모듈화되어 있기 때문에 문의 크기나 창문의 크기, 간격 등도 이에 맞춰서 조정되는 편입니다.





콘크리트 구조와 목구조는 그 안에서 또다시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구분됩니다. 콘크리트 구조에서는 벽식구조와 기둥보구조(라멘)구조로, 목구조에서는 경량목구조와 중목구조로 구분됩니다.




철근 콘크리트 벽식구조_출처:https://m.blog.daum.net/yagin04/307



철근 콘크리트 기둥보구조_출처: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2014614&memberNo=38387794



먼저 RC의 벽식구조와 기둥보구조를 살펴보겠습니다. 벽식구조는 벽 자체가 힘을 받는 구조 방식입니다. 주로 주택 등의 소규모 저층구조에서 활용되며 향후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벽을 건드리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벽과 벽 사이의 거리를 넓게 벌리기 어렵기 때문에 큰 공간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슬라브 역시 판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판으로 구성되는 건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둥보구조는 쉽게 말해 기둥과 보로 건물의 뻐대를 만들고, 여기에 마감재, 벽, 슬라브 등 다른 부재들을 붙여나가는 방식입니다. 필수적인 구조체 이외에는 철거가 가능하기 때문에 벽식구조보다는 향후 변경이 용이합니다. 기둥보만 있어도 건물이 서 있을 수 있다는 보장이 되어있기 때문이죠. 벽식구조보다는 상대적으로 큰 공간을 만들 수 있고(보통 기둥 간격 9미터 정도를 기준으로 보고, 더 멀어질 경우 보강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상대적으로 고층의 규모가 큰 건물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큰 공간을 만들 수 있지만, 기둥 부분은 포기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보 두께만큼 천장 높이도 낮아지게 됩니다. 상층부는 벽식구조, 하층부는 기둥보 구조로 하는 식으로 섞어서도 많이 사용합니다.







경량목구조_출처: https://mir.pe/wiki/%EA%B2%BD%EB%9F%89%EB%AA%A9%20%EA%B5%AC%EC%A1%B0 


중목구조_출처: http://wanthome.co.kr/exmagam/501







목조에서 경량목구조와 중목구조는 각각 벽식구조와 기둥보구조의 목조버젼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우실 것 같습니다. 경량목구조는 2x4, 2x6(인치-단면)사이즈의 규격화된 스터드 목재를 사용하는데, 이것을 주로 16인치 간격으로 쭉 세워서 벽을 만든 뒤 이 안에 미네랄 울 등 단열재를 충진하고 OSB합판 등으로 덮어서 벽체를 만듭니다. 이 벽체가 구조체가 되는 것입니다. 바닥 슬라브나 지붕 역시 스터드 목재를 쭉 깔아서 비슷한 형식으로 만듭니다. 이렇게 한 층 한층 쌓아올려 건물을 만들어갑니다. 상대적으로 얇은 스터드 벽체로 건물을 지지해야 하기 때문에 경간이 멀어지기 어렵고 3층 이상의 고층 건물에는 적용이 힘듭니다. 또한 켄틸레버(내민 구조) 등의 디자인 요소를 적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중목구조는 공칭 치수(가공 전 치수) 125 x 125mm 사이즈 이상의 부재를 사용하여 기둥과 보를 만들고, 여기에 OSB 합판, 단열재, 마감재 등으로 벽체를 붙여나가는 방식입니다. 경량목구조보다는 큰 경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고가인데다 건축주들이 주로 원하는 전원주택의 경우 경량목구조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주류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리해서 콘크리트 구조와 목구조의 장단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콘크리트 구조는 상대적으로 형태가 자유롭고 3층 이상의 고층이나 넓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좀 더 일반적인 방식이기 때문에 인력이나 자재 수급이 쉽습니다. 도심지의 4~5층 건물을 짓는다면 콘크리트로 짓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하지만 비용이 비싸고 공사 기간이 오래 걸립니다. 상황마다 다르긴 하지만, 콘크리트로 집을 지으실 경우 평당 550~600만원 이상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공사기간도 5~6개월 이상을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매 층 타설하고 양생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목구조의 장단점은 역시 콘크리트의 장단점과 반대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공사기간이 짧고 가격이 쌉니다. 역시 교외의 작은 전원주택에 어울린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평당 가격을 450~500만원 이상으로 생각하셔야 좋을 듯 하고, 공사 기간은 2~3개월 이상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목구조는 기본적으로 건식이기 때문에 타설, 양생의 과정이 필요 없습니다. 공장에서 가공되어 오는 부재들을 조립만 하면 끝이기 때문에 공정이 빠릅니다.




이에 반해 단점이라면, 3층 이상의 고층이 힘들고 일정 길이 이상의 켄틸레버나 평지붕, 큰 창, 둥근 지붕, 아치 등의 디자인적인 시도가 힘들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특히 경량 목구조일 경우 벽체 간격과 높이 등의 제한으로 정형화된 집이 나오기 쉽습니다.




콘크리트와 목구조 둘 다 기술의 혁신으로 점차 서로의 단점을 개선해가고 있습니다. 특히 목구조는 글루램 등의 특수부재를 통해 긴 경간과 공간을 만들기도 하고, 켄틸레버 형식의 건물 형태를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콘크리트구조보다 상대적으로 구조계산이 정확하지 않아 아직은 시공자의 경험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간략하게 콘크리트 구조와 목구조를 비교해보았습니다. 요약하자면 비용을 좀 더 들여서, 도심지에, 고층으로, 시간을 두고, 디자인 요소를 많이 가미하고자 한다면 콘크리트를 추천 드리구요, 저렴하게, 교외에, 1~2층의 저층으로, 빠른 시간에, 단순하게 집을 짓고자 한다면 목구조를 추천 드립니다. 건축주분 모두 각자 상황에 맞는 적절한 구조를 적용하셔서 좋은 집을 지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는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김선동 건축사라고 합니다. 건축 문의, 상담이 필요하시거나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아래 연락처로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글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 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소장 / 건축사

Architect (KIRA)

M.010-2051-4980

EMAIL ratm820309@gmail.com

www.openstudioarch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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