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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 민 Feb 23. 2021

꾸는 인생, 꿔주는 인생

창세기 48장 5~6절 말씀 묵상


 여유가 있으면, 주말마다 처가에 가는 편입니다. 장인어른이 주말농장을 하시는데, 한번 가면 정말 푹 쉬다 오곤 하지요. 작은 텃밭과 따뜻한 온돌방에 지내시는 부모님 댁에, 애들이 뛰어 놀기도 딱 좋고, 저희도 해주시는 밥 다박다박 받아먹고 편합니다.      

 죄송한 맘에 도와드리려 해도 손사래를 치십니다. 그저 시키는 일 조금 하다 해주시는 밥 먹고 잘 쉬다 오는 편이지요. 그렇게 한 번씩 주말에 처가댁을 다녀오면, 묵은 피곤도 싹 풀리지요. 애들도 애들대로 흙 밭에서 뛰놀아 좋고, 저희는 또 잠시라도 아이들 양육에서 벗어나 쉼과 여유를 얻고 좋습니다. 그야말로 정말 참된 힐링(?)을 누리고 오곤 합니다.      


 그럴 때면, 자주 장인, 장모님의 사랑에 감동을 받곤 합니다. 어떻게 아셨는지, 저도 모르는 제 취향을 저격(?)해 주실 때가 많지요. 요즘 처가에 가면 항상 아이스커피가 몇 개씩 냉장고에 쟁여져 있는데요, 언제 보셨는지, 장모님이 제가 시원하게 아이스커피를 마시는 걸 보셨나 봅니다.     

“민 서방, 시원한 커피 좋아하제? 많이 묵으라!” 하시며, 갈 때마다 냉커피를 내놓으시는 장모님의 손길에서 따뜻한 사랑을 느끼곤 하지요.    

  

 얼마 전엔 점심을 먹는데, 고기 옆에 갓 나물을 한 바구니 올려져 있었습니다. 웬 나물이냐고 물었더니, 언젠가 제가 갓김치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장인어른이 눈여겨보시곤, 저 주려고 텃밭에 심어 두셨던 모양입니다.     

“민 서방 갓 좋아하제? 많이 묵으라!” 하시며 수북하게 갓이 쌓인 접시를 받았는데, 마음이 무척 짠했었지요.      

 사위인 저에게 이 정도시니, 집사람과 아이들에겐 말할 것도 없습니다. 얼마나 사랑해 주시는지, 뵐 때마다 “아, 주님의 사랑이 이렇겠구나,” 하고 배우며 깨닫게 되지요.   


   

 창세기 48장 5절~6절 내가 애굽으로 와서 네게 이르기 전에 애굽에서 네가 낳은 두 아들 에브라임과 므낫세는 내 것이라 르우벤과 시므온처럼 내 것이 될 것이요 이들 후의 네 소생은 네 것이 될 것이며 그들의 유산은 그들의 형의 이름으로 함께 받으리라      



 요셉은 맏아들은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가문의 기둥 같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가족들을 하나하나 맡아 돌보는 입장이 되었지요. 형제들과 그 가족들을 잘 챙겼고, 아버지 야곱을 살뜰히 섬겼습니다. 그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레 섬기러 오신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극진히 형제와 부모를 섬겼던 요셉을 야곱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를 가문의 장자로 여겼고, 집안의 대소사를 다 그에게 맡겼습니다. 당연한 일이었지요. 야곱이 임종 직전엔 요셉의 두 아들들을 양자로 삼으며, 요셉을 실질적인 가문의 장자로 세웠습니다. 아무도 토를 달지 못했겠지요. 왜냐하면 그만큼 그의 섬김이 진짜였고, 그는 사랑으로 섬기는 참된 리더였기 때문이었지요.     

 

 세상에선 부족한 사람들, 미련한 사람들이 더 나은 사람들을 섬깁니다. 직원들이 사장님을 섬기고, 덜 가진 사람들이 다 가진 사람들을 위해 일 하는 경우가 많지요. 오죽하면 ‘갑 질’이란 말까지 나왔지요.      


 반대로 요셉은 더 가졌고, 더 힘이 셌기에, 형제들과 이웃들을 섬겼습니다. 갑 질은 갑 질인데, 사랑의 갑 질을 했지요. 내가 더 가졌고, 더 힘이 있으니, 연약한 형제들을 돌봤습니다. 그 사랑이 얼마나 깊었던지, 부모와 형제들마저 감복을 했을 정도였지요. 저도 그런 삶 살아봤으면 하고 소망하게 됩니다.     


 신명기 28장 12절 야훼께서 너를 위하여 하늘의 아름다운 보고를 여시사 네 땅에 때를 따라 비를 내리시고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복을 주시리니 네가 많은 민족에게 꾸어줄지라도 너는 꾸지 아니할 것이요     



 한 마디 기도:     


 주님, 요셉처럼, 예수님처럼, 남들에게 꾸지 않고, 꿔주는 삶 살게 하소서.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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