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발음이 좋아지는 10가지 비법
나는 일본어에 있어서 완벽주의자이다.(*완벽주의자라는 거지 완벽하다는 건 아니다)
그래서 나의 일본어 공부의 마지막 목표는 바로, "네이티브처럼 말하는 것"이다.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한국인이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일본인으로 오해받는 것"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정확한 문법, 풍부한 어휘를 구사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오히려 이는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인스럽지 않은 발음으로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약 1년 반 동안 NHK 뉴스를 쉐도잉하며 발음 교정을 했다.(쉐도잉에 대해서는 #2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은 스스로 발음 교정을 하며 체득한 일본어 발음이 좋아지는 10가지 비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발음과 관련된 내용이니 당연히 음성도 있어야 할 것 같아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맨 마지막에 첨부해두었다.
첫 번째 비법을 소개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전제를 하나 말하고 싶다.
"일본어 발음을 한국어로 발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뒤에서도 소개하지만, さっそく(즉시, 당장)라는 단어의 발음은 한국어로 쓰면 [삿소쿠]가 된다.
하지만 さっそく와 [삿소쿠]는 엄연히 다른 발음이다. 절대 같은 발음이 아니다!
그러니 일본어는 일본어 그 자체로 발음해야지 한국어로 생각해서 발음하지 않는다는 점을 꼭 기억해주시길.
첫 번째, 일본어의 모음, あ、い、う、え、お를 정확히 발음하기
あ、い、う、え、お를 한국어의 [아,이,우,에,오]로 발음하고 있진 않은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あ、い、う、え、お는 한국어의 [아,이,우,에,오]가 아니다.
あ、い、う、え、お 는 일본어 발음에 있어서 그냥 넘어가기 쉬운 부분이지만,
히라가나의 자음, か、き、く、け、こ 등의 바탕이 되는 일본어 발음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지반이 튼튼하지 않은 땅에 집을 지으면 무너지기 쉽듯이 あ、い、う、え、お 를 제대로 연습하지 않으면 다른 발음을 아무리 연습한다고 한들 발음이 좋아질 수 없다.
한국어의 [아,이,우,에,오]와의 차이점은 바로 입모양. (*이 부분은 영상으로 보면 더 알기 쉬울 것이다.)
あ 너무 크게 [아]라고 하지 않고, 손가락 두 개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벌리기
い 살짝 미소를 짓고 [이]
う 살짝 미소를 머금은 상태에서 [우]. 우와 으의 중간 소리
え 살짝 미소를 머금은 상태에서 턱을 살짝 밑으로 내리면서 [에]
お 완전 둥글게 입을 내미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오]
두 번째, 일본어의 박자의 개념을 이해하고 몸에 익히기
박자는 일본어를 잘하는 사람조차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어 발음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부분이다.
이 박자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어색한 일본어, 즉 한국어스러운 일본어로 들리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단어의 의미가 바뀌기도 한다.
일본어는 작은 ゃゅょ가 붙는 きゃ、きゅ、きょ와 같은 소리를 제외하고는
한 글자 당 한 박의 길이를 가진다.
예로 들어서 あい[사랑]은 あ와 い 각각 한 박의 길이를 가지며 두 박으로 읽는다.
그럼, きょうしつ[교실]은 몇 박으로 발음해야 할까?
5박? 아니다. きょ는 두 박이 아니라 한 박으로 치기 때문에 きょ、う、し、つ로 4박으로 발음해야 한다.
박자의 개념이 생소하다면, "박수"를 치면서 단어를 발음해보면 좋다.
박자는 장음, 작은 っ(촉음), ん이 들어간 경우 틀리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오사카(3박)]가 아니라 おおさか(4박)
[킷테(2박)]가 아니라 きって(3박, 우표라는 뜻)
[심붕(2박)]이 아니라 しんぶん(4박, 신문이라는 뜻)
이 된다.
세 번째, ちゅ가 아니라 つ로 발음하기
つ는 한국인이 어려워하는 발음 중 하나이다.
많이 알려진 발음 방법은 츠와 쯔의 중간으로 발음하는 것인데,
이 얘기만 듣고는 도대체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을 것이다.
つ의 발음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す와 비교해보도록 하자.
つ와 す는 입모양이 거의 같고 혀의 위치도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먼저 す의 입모양은 한국어의 [스]가 아니라 맨 처음에 소개했던 모음 う와 같은 입모양이 된다.
그리고 혀의 위치는 혀끝이 앞니 뒤의 볼록 튀어나온 입천장 가까이에 위치하게 된다.
す는 혀와 입천장 사이의 좁은 통로를 통해 공기를 나오면서 만들어지는 소리이다.
반면, つ의 경우는 혀끝이 앞니 뒤의 입천장에 닿는다.
つ는 혀끝을 입천장에 가볍게 갖다대고 떼면서 만들어지는 소리이다.
연습 방법은 す와 つ를 번갈아가면서 연습하는 것인데, スーツ[수트]라는 단어를 추천한다.
スーツ スーツ ツ ツ ツ ツ
スーツ를 반복하면서 す와 つ의 혀의 위치가 어떻게 다른지 느껴보길 바란다.
네 번째, ざ행 그중에서도 ざ와 ぞ를 정확하게 발음하기
ざ는 영상 후반에 자세히 소개할 탁음 중 하나로 "유성음", 즉 목(성대)을 울리면서 내는 소리이다.
한국어의 [자]와는 완전히 다른 소리로, 한국어의 [자]는 목(성대)을 울리지 않는 "무성음"이다.
그래서 한국어의 [자]라고 생각하고 ざ를 발음하면, 일본인의 귀에는 じゃ나 ちゃ처럼 들리게 된다.
ざ는 [za]로서, 연습 방법은 앞에 작게 [으]를 붙이는 것이다.
그러면서 목에 손을 대고 목이 울리는지 꼭 확인해주시길 바란다.
물론 실제로 말을 할 때는 [으]를 티 나게 붙이지 않지만 ざ의 발음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으]ざ, [으]ざ, [으]ざ 이렇게 작게 [으]를 붙여 반복 연습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ぞ도 ざ와 마찬가지로 한국어의 [조]가 아니다.
한국어의 [조]로 발음하면 일본인의 귀에는 じょ처럼 들리고 만다.
이 역시 연습할 때는 앞에 살짝 [으]를 붙이고 발음해보시길 바란다.
[쟛시]가 아니라 ざっし(잡지라는 뜻)
[소-죠-]가 아니라 そうぞう(상상想像이라는 뜻)
다섯 번째, は행의 h소리를 정확하게 내기
한국어의 [하]의 경우, 단어 중간에 오면 h소리가 약해지면서 마치 [아]처럼 발음이 된다.
예로 들어, 안녕하세요의 경우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안녕[아]세요라고 발음한다.
하지만 일본어에서는 は행이 어느 위치에 오더라도 정확하게 h 소리를 내주어야 한다.
[코-이-]가 아니라 コーヒー(커피라는 뜻)
여섯 번째, 외래어의 가장 앞에 있는 さ는 [싸]가 되지 않도록 하기
서비스, 소시지, 사이즈와 같은 외래어는 한국어로 발음할 때 주로 [써비쓰], [쏘시지], [싸이즈]라고 발음한다.
그래서 일본어의 경우에도 サービス(서비스)를 [싸-비스]로 발음해버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절대 [싸]로 발음해서는 안된다.
일본에서는 psy(싸이)도 サイ라고 발음할 정도로 가장 앞에 있는 さ를 [싸]로 발음하지 않는다.
[싸-비스]가 아니라 サービス
[쏘시지]가 아니라 ソーセージ
[싸이즈]가 아니라 サイズ
일곱 번째는 が행、だ행、ざ행、ば행와 같은 탁음을 정확하게 발음하기
아까 네 번째 ざ 발음에서 소개했듯이 탁음은 "유성음", 목(성대)을 울리면서 내는 소리이다.
が를 편의상 한국어로 [가]라고 표기하지만 が와 한국어의 [가]는 전혀 다른 소리이다.
한국어의 [가]는 목을 울리지 않고 입안에서 소리를 만들어 내는 "무성음"으로서 が를 한국어 [가]로 발음하면 일본인의 귀에는 か로 들리게 된다.
마찬가지로 だ는 [다]가 아니고 ざ는 [자]가 아니며 ば는 [바]가 아니다.
한국어의 [다]로 발음을 하면 일본인의 귀에는 た로, [바]로 발음을 하면 ぱ로 들릴 수 있다.
다른 발음들도 마찬가지이지만 탁음은 특히나 한국어로 발음해서는 안 되는 주의해야 할 발음이다.
여덟 번째, 모음의 무성화를 지키며 발음하기
단어나 문장의 마지막 혹은 か행、さ행、た행、は행、ぱ행의 자음 k,s, t, h, p 사이에 오는
i, u는 모음의 무성화가 일어난다.
즉, i, u 소리가 약하게 나거나 거의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がくせい(학생) [gakusei]에서 u는 k와 s사이에 있으므로 모음의 무성화가 일어난다.
모음의 무성화를 적용하지 않고 [가꾸세이]라고 해도 그 의미는 변하지 않지만,
유창한 일본어를 위해 모음의 무성화는 꼭 지켜줘야 한다.
ます[masu] です[desu]
きょうしつ[kyoushitsu]
열 번째, 악센트, 즉 단어의 한 박, 한 박의 음의 높낮이에 주의하며 발음하기
일본어를 유창하게 발음하기 위해서 악센트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악센트를 올바르게 구사하면 한국어스럽지 않은, 즉 자연스러운 일본어처럼 들린다.
이 단어들을 읽어보자.
ねこ(고양이)
なつやすみ(여름방학)
はなが(꽃이)
はなが(코가)
이 단어들의 올바른 악센트는 다음과 같다.
ねこ 고저
なつやすみ 저고고저저
はなが 저고저
はなが 저고고
이렇게 일본어는 각각의 박자가 고 또는 저의 음높이의 가지고 있으며,
두고형, 중고형, 미고형, 평탄형과 같은 정해진 악센트 패턴이 있다.(각 패턴은 차차 소개하도록 하겠다.)
마지막, 인토네이션 즉, 문장 전체의 음의 높낮이에 주의하며 발음하기
악센트가 단어의 한 박, 한 박의 음의 높낮이 었다면, 인토네이션은 구나 문장 전체에서의 음의 높낮이다.
악센트와 마찬가지로 인토네이션을 제대로 구사할 수 있으면 네이티브의 가까운 발음을 할 수 있게 된다.
인토네이션에 대한 자세한 내용 역시 이 시리즈를 통해 차차 소개하겠다.
악센트와 인토네이션을 잘 구사하기 위해서는 개념과 원리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효과적인 것은 쉐도잉이다.
쉐도잉에 대해서는 #2 영어만 쉐도잉 하나? 일본어도 쉐도잉이 필요하다에서 그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겠다.
*일본어 발음이 좋아지는 11가지 비법! 일본어 발음 영상 끝판왕
(영상에서는 한 가지 비법이 더 있습니다. 글로만 설명하면 잘못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 글에서는 생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