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본질 찾기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으며,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 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고 했으니, 삶은 그처럼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정말 불가피하게 되지 않는 한 체념의 철학을 따르기는 원치 않았다.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아름다운 곡선과 차분한 색상, 멋스러운 몸매의 고급 차량이 도로를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차량의 앰블럼에서부터 높은 가치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굴곡진 차체의 어느 부분에서 햇빛이 눈부시게 반사되어 마치 차체가 스스로 빛을 뿜어내는 것처럼 보인다.
마천루의 꼭대기가 내려다보이는 전망을 지닌 어느 창가. 사방이 탁 트인 전망을 배경으로 고급스러운 가구와 오브제들이 진열된 거실이 있다. 탁자에 놓인 와인병과 붉은 와인이 반쯤 찬 와인잔이 조명을 받아 유독 투명하게 빛나며 반짝인다.
삶에서 우리의 마음을 기쁨으로 채우는 수많은 것이 존재한다. 좋은 집이나 맛있는 음식, 예쁜 옷, 소중한 사람, 사랑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이 우리의 마음을 기쁨으로 인도하며 행복을 선물한다. 삶이 아름답게 빛나는 이유는 우리의 마음이 따뜻하게 채워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행복을 얻기 위해 우리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고난이나 고통을 감수하기도 한다. 우리가 고통을 겪고 슬퍼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이유는 역경을 딛고 섰을 때에 얻을 수 있는 행복 때문이기도 하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할 이유는 없지만 더 큰 보상을 위한 기대감으로 우리는 간혹 우리가 응당 누려야 할 기쁨조차 누리지 못할 때가 있다. 우리가 고통과 시련을 극복하기 위한 이유가 기쁨과 행복이건만 먼 미래의 욕심 때문에 현재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아이러니하게도 놓치고 산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삶에서 진정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자신이 누리던 모든 것을 뒤로하고 혈혈단신으로 월든 호수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정직한 노동을 통해 돈을 벌고 음식을 구했으며 주변 사람들과 교류했고 자연으로부터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햇살이 눈부신 날의 산책과 흐린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 잔물결 하나 없는 월든 호수에 비친 하늘의 모습을 통해 삶을 바라보았다. 고요한 고독의 한가운데에서 삶을 바라본 데이비드 소로가 얻은 깨달음을 기억해야만 한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에 둘러싸여 산다. 그리고 무엇이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가치인지 잊고 살다 뒤늦게 깨닫는다. 비록 현실의 가장 기본적인 삶의 요소들에서 철저하게 벗어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기쁨과 행복의 원천을 놓치지 않는 마음의 예리함을 품어야 한다. 현란한 것들에 현혹될 때, 눈앞을 가리고 있는 혼탁한 것들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속에 감춰진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정신.
지치고 힘들 때, 고독을 통해 삶의 수면 위로 생각을 떠올리는 마음의 여유가 더욱 절실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음악을 듣고, 조금이라도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여 글을 쓴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며 사랑을 꿈꾼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1817-18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