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와 햇살이 반기는
미국인에게 가장 이국적인 도시란다.
제일 찾아보고 싶은 도시이기도 하고.
지나온 200년을 한숨에 품고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도시이다.
언덕이 아름답고 바람이 많아 늘 쟈켓을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운 도시이지만...
아침엔 바다에서 부는 바람에 얹어오는 크리미 한 안개냄새로 자욱한 도시이다.
도심의 고층과 외곽의 다닥다닥 붙은 땅콩만 한 주택들이 언덕을 따라 어우러지는 만화 같은 도시이기도...
처음 방문은 미국 출장길에.
주말에 총각 5명이 Compact car에 구겨타고,
Silicon Valley에서 올라와 각자 사진기의 필름 2통씩을 써버렸다.
파란 햇살 아래 크림색도시는 왜 그리 이국적이고 화보 보다 더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는지...
구름 걷힌 금문교(일생에 몇 번 볼 수 없다는데...)에서 찍은 사진은 아직도 각자의 찬란했던 20대의 증거로 남아 집 한켠에 꽂혀있고.
그때 타지 못했던 cable car는 결국은 도미 후 아내와 같이 타게 되어 충성도(?)를 증명해 보였다.
지금은 지린내로 숨을 참고 고개를 돌리지만 아이스크림과 커피 한잔을 들고 걷던 Union Sq. 는 여전히 christmas Tree를 켠다.
게살을 발라먹던 Pier에선,
재단장한 후 맛집들로 더욱 붐비고, Ferry로 오가는 관광객으로 넘쳐난다.
보물은 없는 Treasure Island는 재개발이 되면 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Bay Bridge를 타고 잠시 들러 본다.
대다수의 San Francisco 야경은 이 섬에서 찍었으리라...
Google과 Facebook으로 점화된 주택난은 이 고풍의 도시를 직격 해서, 가난한 원주민들을 들어내 도시 빈민으로 만들어 버렸고...
재개발에 쫓겨 나온 대다수는 거리와 도시밖에 정착한 듯하다.
Berkeley(시규례에 월세를 매년 ~1% 이상 못 올리게 되어있다)와 달리 자본에 정직한 SF시는 별다른 집값 규제 없이 10년여를 보내다가, 지금의 혼란이 가중되어 가는 모양새다.
거대 자본을 가진 회사가 도시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를 지난 15년에 걸쳐 보여주는 예랄까.
이런저런 200년의 풍경들이 얽혀 흘러가는 San Francisco는 지금(Now)이 제일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