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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한 마음

by 오성진

아빠가 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지혜를 너에게 나누어주려고 마음먹었을 때, 30회분의 제목이 주르르 정해져 버렸다. 아빠도 놀랄 정도로 초초스피드로 머릿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이었어. 무슨 일을 하든지 항상 이랬으면 좋겠는데, 이번 일에만 특별했었다. 왜 평상시에는 그런 마음이 잘 생기지 않았을까? 그래서 왜 생각이 우르로 쏟아져 나올 수 있었고, 평상시에는 그렇게 안 되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고 싶은 것은, 제목을 다 정해 놓았는데, 세 번째 글부터는 글이 매끄럽게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이야. 그러니까, 그 이후의 제목들이 갑자기 생소해지기 시작한 것이지. 그리고 그 이유를 어제 알았어.


매주 일요일 아침 8시부터 지담작가의 건율원에서 유튜브 라이브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너도 알 거야. 그러니까 어제 아침에 라이브를 들으면서 깨달은 것이지. 마침 오늘의 제목과 나의 깨달음에 연결고리가 만들어진 것을 느끼면서 지금은 거침없이 글을 써 내려가고 있다.


새해 첫날이 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새해의 결심을 세우지? 내가 젊었던 시절에는 '올해는 반드시 금연!'이라는 각오가 새해의 첫날의 결심이었지. 엄청난 각오였다. 그 맛을 끊어야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이거든. 그 맛을 씻어내려면 머리와 몸을 원심분리기에 넣어서 며칠간을 돌려야만 그 맛을 완전히 씻어낼 수 있을 거야. 그런데 그것을 마음 만으로 이루려고 하니 얼마나 어려운 일이냐.


세상 살아가면서 자기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강인함이 정말 중요하지? 강하고 끈질김 말이야. 그래서 그것을 몸에 익히기 위해서 정말로 별짓을 다 하는 것이 인간이다. 데이비드 호킨스(주 1)는 그의 저서 '놓아버림'에서 인간의 그 본성이 얼마나 경탄할만한 것인지를 수 페이지에 걸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강인해지려고 하는 방법들이 그렇게도 많은 줄 아빠는 처음 알았단다. 호킨스의 말대로 인간은 정말로 경탄할 수밖에 없는 존재야.


이런 노력들은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나약함이 있어서 그것을 극복하고자 강인해지는 단련을 하는 것인데, 인간의 나약함이란 뭘까? 뼈다귀에 가죽 밖에는 남지 않은 모습이 되어야 나약한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그건 아닐 거야. 나약함이란 신체 자체의 문제보다도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이지. 어린 코끼리를 나무에 묶어서 키우면, 목에 걸린 줄의 길이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사자도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는 코끼리가 그렇게 되어버리는 것은 몸집이 작아서가 아닌 것이 분명하지. 마음 때문이지.


흔들리는 마음


아빠가 브런치 북에 글을 준비하면서 온갖 생각에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 일이 많다. 생각이 많다 보니 쓰다 멈춰서 쌓여 있는 글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이건 나만의 문제가 아닌 것을 요새 알게 되었지. 무엇인가 해 보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예외 없이 이런 것들이 쌓여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지. 공감이 되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너의 얼굴에는 의미 심장한 웃음이 흐르고 있을 거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너의 에너지가 나에게까지 전달되고 있거든.


느낌에 충실하자


자신이 어떤 것이 하고 싶어 졌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보고서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지? 그림을 멋지게 그리는 화가들의 모습을 보고서는 나도 화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서 그 길로 화방으로 달려가고 싶어 지지. 그런데, 걸어가는 동안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들기 시작한다.


유튜브에서 천재소녀가 사라사테의 "찌고이네르 바이젠"을 온몸으로 거침없이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방에 두었던 바이올린을 꺼내서 연습해 보기도 하지? 조금만 더 하면 무대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줄 거야!라는 마음으로 말이지. 무대에 선 자기의 모습에 마음은 이미 명 연주자가 되어서 바이올린과 몸이 하나가 되고, 객석에서는 숨소리를 죽이고 나의 연주에 집중을 하고 있는 그 기분.


그렇지만, "내가 어떻게 무대에 서......" 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연습을 하지 않게 되어 버린다.

자신이 어떤 일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 그 순간의 마음이 어떠했지?

자신감이 가득했지? 하고 싶은 마음이 막 솟아올랐지?

그것이 느낌이라는 것이다. 느낌이 좋았기 때문에 하고 싶었던 것이지.


인식의 덧


그리고 막상 시작하려고 할 때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한다.

내가 하려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일까? 남들은 저만치 멀리 가고 있는데, 내가 지금 시작해서 따라잡을 수 있을까? 내 성격이 과연 내 마음을 끝까지 가지고 갈 수 있게 해 줄까?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인식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자기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지.


아기의 마음


그런데, 아기들을 생각해 보자.

아기들은 아는 것이 전혀 없다. 경험해 본 것이 하나도 없지.

그런데 좋은 것에 대한 느낌은 있지.

그래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손이 간다. 그것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도 모르고.


아기들 주변은 이미 안전한 장치가 되어 있지.

엄마가 옆에 있고, 이미 위험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정리가 되어 있다.

아이는 자기 느낌에 좋은 대로 마음껏 할 수가 있지.

그렇게 아이는 성취를 해 나간다.



시작한 것이 멈추는 원인은 인식 때문이다.

자신이 경험해 온 것에서 오는 판단. 그것 때문이다.

만약에 아기였다면, 그 인식이 없기 때문에 그냥 계속한다.


아기의 마음. 다시 말해서 자신이 느꼈던 그 느낌대로 그냥 해 나가면 된다.

그러면 시작한 일을 멈출 일이 없어지지.

다시 말해서, 자기의 인식 때문에 떠오르는 걱정, 두려움을 내려놓는 것이야.


어제 지담작가의 라이브 스트리밍의 주제가 바로 이것이었다.

글쓰기를 시작한 작가들이 자꾸 멈추게 되는 이유를 알게 하기 위한 것이었지.


자기의 본성을 믿자. 그것이 너를 믿는 방법이야


강인함은 마음의 문제라는 것을 이제 확실하게 마음에 새길 수 있겠지?

아무리 마음 단련을 해도 확신이 서지 않으면 필요할 때 그 힘이 발휘되기 어렵지.

그러나, 너의 느낌- 너의 본성-을 믿어 보거라.

너 자신이 이루어 온 많은 것들. 그것은 네가 경험했기 때문에 시작한 것은 하나도 없었지?

모든 것이 네가 처음 해 본 것들이었지?

네 본성이, 네 느낌이 그것을 하게 만들었던 것이지.

그걸 믿고 앞만 보고 나가기 바란다!


마무리 하면서 다시 데이비드 호킨스 이야기를 하고 싶구나. 그의 책 의식혁명Power vs Force(주2)에서 힘에 관해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힘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완력(force)이고 다른 하나는 참된 힘(power)이야. 완력은 발휘될 때는 세상을 흔들기도 하지만, 지속성이 길지 않은 것이지, 대표적인 것으로서 히틀러를 들 수가 있겠다. 참된 힘은 중력과 같은 것이지,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이지. 네가 느낀 그것은 너의 본성이고 진정한 힘Force라는 것을 늘 기억하기 바란다.


너의 본성을 믿어라, 그것이 너에게 열매를 맺게 해 줄 것이다





주 1: 놓아버림, 데이비드 호킨스, 판미동
주 2: 의식혁명, 데이비드 호킨스, 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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