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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목표를 세워 봐

by 오성진

삶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아빠는 요새 바로 이것이구나 하고 마음에 잡힌 것이 있다. 그것을 오늘 너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구나


아빠가 처음으로 자신의 일을 시작했을 때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마. 그 일이라는 것은 생계가 걸린 일이라는 것을 먼저 알고서 읽어주기 바란다. 생계가 걸렸다는 것은, 자신만이 아니라, 자신의 부양가족, 다시 말해서 엄마와 너의 생계가 걸려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우 무거운 책임이 있는 것이지. 실감 나지?


직업이라는 것은 남자에게는 가족의 생계에 대한 책임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자신의 꿈의 성취라는 의미도 있거든?. 그래서 급여만 많다고 해서 직장을 선택하지는 않아. 급여 수준도 생각을 하지만 직업만족도, 그리고 개인의 목표를 고려하게 되지.. 그리고 직업 만족도가 높을수록 가정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듯이(주 1), 어떤 일을 할 것인가는 가정의 행복에도 매우 중요하단다.


요새 젊은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에서 워라밸이라는 말이 있더구나. 요즈음의 젊은 사람들은 새로운 말도 잘 짓는 것 같아. 재주꾼이 많은 모양이지?. 그런데 워라밸을 누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내 생각에는 제로일 것 같다. 왜냐고? 그건 유토피아 같은 것이기 때문이야. 이렇게 치열한 사회에서 그런 여유를 누릴 수 있겠니?

내가 워라밸을 이야기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워라밸이라는 것은 사실 누리려고 한다고 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야. 삶의 목표가 제대로 세워질 때 얻어질 수 있는 것이거든. 그래서 그 목표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를 이야기해 주고 싶구나.


앞에서 잠시 이야기했지만, 꿈의 성취와 생계의 균형을 취한 삶이라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아. 많은 소득을 추구하다 보면, 꿈의 성취도 어렵지만, 삶의 만족도도 그렇게 높아지기가 어렵거든. 그렇더라도 삶의 만족도에 관한 다양한 연구논문들을 보면, 소득 수준보다는 인간관계가 만족도에 더 높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하는구나. 이것은 검소한 생활을 하는 것도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좋은 방법이라는 말이지(주 2).


삶의 목표를 향해 가면서 매일매일의 삶이 만족스러울 수 있다는 것만큼 좋은 것이 어디 있겠니? 아빠가 지난 시간을 돌아다보니, 아빠의 수입이 많았던 시기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더 좋았던 때는, 적은 수입 안에서 엄마가 알뜰살뜰 살아 주면서 하나둘씩 필요한 것을 장만해 가던 시절이었다. 물론 엄마는 힘들었다는 말을 하지만, 그때는 항상 얼굴이 화사했거든? 아빠는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활기차게 살고 있었고 말이야.


자, 그럼 삶의 목표는 어떤 것들을 바라보고 세워야 할까?


그전에, 목표가 없는 삶을 생각을 해 보자. 예를 들면, 나이가 많이 들어서 더 이상 삶의 꿈같은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든가, 하던 일이 무너져서 도저히 새로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는 절망적인 경우라면, 삶의 목표를 그려보는 것이 쉽지 않겠지? 그리고 매일매일을 아무런 목표가 없이 그날그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잖아. 그런 사람들에게는 삶의 즐거움이라는 것이 없을 것 같거든?


만약 너에게 무엇인가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네 마음은 어떻니? 그것이 여행이라고 해 보자. 내일 여행을 떠나기로 되어 있다면, 잠이 잘 안 오겠지? 여행 가서 하고 싶은 일들이 머릿속에 가득하니 잠이 오질 않을 거야. 그러면서 혹시라도 늦잠 자서 비행기를 놓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 더욱 잠이 안 올 수도 있겠지.


혹시 꿈의 직장에 들어갈 기회가 너에게 생겼다고 해 보자. 지원자격이 아무리 까다롭더라도 그것을 준비하는 동안은 가슴이 설레겠지? 필요한 자격을 갖추어 가는 동안은 오로지 그것에 집중하면서 생기가 도는 매일매일이 될 거야, 그렇지? 준비한다고 해서 반드시 합격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해도 말이야.


삶의 목표가 이런 것이 되어야 하겠지? 늘 가슴 설렘으로 가득한 삶.


여행은 좋은 목표가 될 수는 있겠지만, 인생의 목표가 되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 설렘은 잠깐이고, 아쉬움은 오래가겠지. 제대로 된 인생의 목표는 이루기에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그 과정이 성취를 위한 기대로 늘 가슴이 가득한 시간이 될 거야.


그렇다면 이런 목표는 어떨까? 노벨상 수상! 너무 큰 꿈인가? 글쎄, 전혀 그렇지는 않을 거야. 다만 긴 세월을 그 목표를 향해서 살아가야 한다는 점은 있지. 하지만 한강 작가를 보면 노벨문학상을 수상함으로써 자신의 삶에 의미가 커졌다고 생각되지 않니? 물론 한강작가가 노벨상을 목표로 글을 쓰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만 말이다. 상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지. 삶의 결과로써 받을 수 있는 것이니 말이야.


그럼 이런 목표는 어떨까? 다른 사람이 꿈을 갖도록 도와주는 일. 너를 통해서 누군가가 자신의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너도 행복해지지 않을까? 분명히 의미 있는 꿈일 거야.

그럼에도 마음속에서 자발적으로 솟아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아마도 네가 막연하게나마 가지고 있는 꿈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일 거야. 네가 즐기고 싶고 얻고 싶은 너의 개인적인 꿈 말이지. 그럼에도 이런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끌리지? 오프라 윈프리 같은 사람을 보는 것처럼 말이야.


자, 그럼 이런 꿈을 생각해 보자, 너도 너 자신이 즐길 수 있으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을 줄 수 있는 꿈. 어때? 마음이 두근거리지 않니? 무슨 이야기가 나올까 하고 말이야. 아마 네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을 이야기가 될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록펠러라고 알지?. 록펠러는 비즈니스 수완이 탁월해서 세계에서 제일의 부자가 되었지. 그리고 말년에는 미국에 대학교를 여러 개 설립했던 사람이야. 록펠러가 비즈니스 적으로는 존경받을 만한 사람은 아닐 수도 있고, 그가 처음부터 교육사업을 했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의 부를 후세의 양성에 투자했다는 것은 기억할만하지 않겠니? 그처럼, 후세를 위한 자원을 마련하기 위한 목표를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 네 마음에 품고 있는 꿈을 아빠가 이야기하는 목표를 향해서 다듬어 본다면 어떨까? 조그만 사업을 해서 그것을 운영하는 동안에 사람들에게 편의를 주는 소소한 즐거움도 좋겠지만, 긴 인생을 통해서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면서, 세상을 떠나더라도 그 꿈이 이어지도록 하는 목표 말이지.


아빠가 가끔 너에게 이야기해 주기도 했고, 브런치의 글에도 자주 언급하기도 했던 빅터 프랭클이라는 분이 계시지. 그분이 심리학자로 활동을 하던 시대에, 오스트리아에서는 자살하는 청년들이 참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자살방지활동을 시작한 후로는 자살하는 청소년이 한 명도 없었다고 하는구나(주 3).


지금의 우리 사회를 보면, OECD 중에서 자살자가 제일 많은 나라가 되어 있지? 너도 느끼고 있겠지만 참 걱정스러운 일이지. 그런데 프랭클은 그의 활동의 어떤 부분이 청소년 자살자를 제로로 만들 수 있었을까? 그리고 왜 청소년들은 자살을 많이 했을까?


프랭클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삶의 의미에 관해서 말이야.


"삶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묻지 말아라.

오히려 삶이 너에게 묻고 있는 의미에 답을 하도록 해라"


조금 이해하기 힘드니? 이 말을 아빠가 이해가 쉽도록 바꿔볼게.

"네가 바라는 것이 있잖아? 가슴에 떠오르는 것 말이야.

그것을 너의 목표로 삼고 추구해 봐."


자살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싦에서 기대할 것이 없어졌기 때문이야. 그것을 프랭클은 청소년시절에 이미 깨달았단다. 그래서 그 어린 나이에 자살방지 활동을 시작한 거야. 기대할 것을 가지라고. 목표를 가지라고. 삶은 그런 것이라고.


삶의 목표는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것이야. 그런데 목표를 가지지 못한 사람이 왜 있을까? 그 사람들은 처음부터 목표가 없었던 것일까? 삶에 대한 꿈이 없었던 것일까? 정말 없었을까?

아니야, 없었던 것이 아니라 삶에서 정말로 소중한 것을 얻겠다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야,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를 몰랐기 때문에 그냥 마음에 그려지는 대로 살아버린 것이지. 그러다 보니 헛것이었다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된 거지.


역사상 가장 많은 것을 누린 사람이 누군 줄 알지? 이스라엘의 왕이었던 솔로몬이지. 그의 지혜는 따라갈 사람이 없었다는 것을 너도 잘 알 거다. 그런 지혜로 그는 가지지 못한 것이 없을 정도로 누리는 삶을 살았지. 그런데 말년에 그가 이렇게 고백을 하고 있어.


"인생은 정말 허무하고 허무하다. 세상만사가 너무 허무하다. 사람이 해 아래에서 일하는 모든 수고가 무슨 유익이 있는가?" (주 4)


삶의 목표라는 것은 평생을 살면서 "아, 나는 괜찮은 삶을 살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해. 너도 같은 생각이지? 그 괜찮은 삶이라는 것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은 목표를 세울 수 있는 길이지. 그런 목표를 세우는데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만으로 세울 수가 있을까?


아빠는 긴 세월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을 했는데, 돌아보니 참 게을렀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너에게는 이해가 안 될지도 모르겠다. 바빴던 내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테니 말이야. 하지만 뭐가 그리 게을렀는가 말해줄게.

삶에 대한 공부를 거의 안 했다는 거야. 전공 공부는 열심히 하고 연구도 많이 했는데, 삶의 공부는 입문도 하지 못했던 거야. 살아 있으면 건강 가꾸고 지식 쌓고 요령 잘 배우고,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을 많이 해서 그 대가를 받아서 살면, 그게 삶인 줄로 알았던 거야.


다행히 아직 나에게 삶이 허락되고 있는 가운데, 삶의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 감사하지. 그리고 그 공부를 해 나가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도 감사하고, 누릴 수 있는 마음이 있고, 건강이 있는 것이 감사해. 그래서 너에게 삶의 공부를 올바르게 하기를 원하는 거야. 삶의 목표를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 말이지.

가슴에 떠오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지혜의 책들이 있단다. 그 책들을 열거한다고 하면, 책 목록을 적은 것만으로도 두꺼운 책이 되고도 남을 거야. 그것들을 다 읽을 수야 없겠지만, 꾸준히 읽어 가면 삶의 목표가 좀 더 현실적이고 기쁜 것으로 세워질 수 있다는 확신을 아빠는 갖고 있단다.. 너도 그렇게 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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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김영선, 옥선화, 한국가정관리학회지 제23권 1호 (통권 제73호),,2005.02 223 - 239

주 2) 최영출, 소득수준과 삶의 만족도와의 관계 분석: 이항로지스틱분석의 활용, 한국자치행정학보 제32권 제3호, 2018.1 1 - 18

주 3) 빅터 프랭클 자서전, 빅터 프랭클

주 4) 전도서 1장 2절, 3절, 유진피터슨 쉬운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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