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적 불편함

내가 피한 불편함은 부메랑처럼 돌아왔다.

by 기역


우리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이 우리 자신이다.
훌륭함은 하나의 행동이 아니라 하나의 습관이다.

아리스토 텔레스




작년 말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떠난 이들의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언제나 그랬겠으나 유독 더 많이 들리는 듯하다.

스스로 떠난 이들도 있고 불의의 사고 또는 병세 악화로 인해 떠난 이들도 있다.

타인의 죽음을 보면 내 삶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해지는 동시에 허망해지기도 한다.


한 인간의 삶은 각각 고유의 의미를 지닌다.

내 존재가 우주에서는 티끌일지라도 우리 엄마에게는 큰 의미이듯이,

우리는 우릴 아끼는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존재다.


내가 지금까지 관찰해 온 바로는 인간은 귀신같이 불편함을 잘 포착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불편함을 끊임없이 찾아내고 해소하려고 발버둥 치다가 결국 고장나고야 마는 존재다.

특히 나는 불행 안테나가 남들보다 더 발달해서 곤두선 편이다.


직장을 구하지 않고 혼자 일을 해보겠다고 한 건 몸의 피로와 사람들 속에서 겪을 마음의 불편을 피하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3년 정도 그렇게 생활해 보니 다른 불편함이 찾아왔다.

수입이 불안정했고 일이 없는 달이 많아지면서 잔고가 점점 없어졌다.

와중에 물가 폭등으로 밥값은 만원 이하를 찾기가 힘들었고 생활은 궁상맞아지기 시작했다.


먹는 걸 좋아하면서 운동을 안 한 건 몸이 힘들고 불편해서다.

스포츠 브랜드 매장에서 일을 시작하고 그동안 외면했던 또 다른 불편을 마주했다.

탐나서 사고 싶은 옷인데 내가 원하는 핏으로 잘 맞지 않을 거란 걸 느꼈다.

주로 몸에 붙게 입어야 예쁜 옷들이었기 때문이다.

움직이는 불편을 피했더니 결국 옷을 입는 게 불편해진 거다.

몸의 불편함을 피하려고 운동을 안 하면 옷을 입을 때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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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은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거다.

불편하지 않기 위해 했던 행동들은 결국 다른 불편함이 돼서 내게 찾아온다는 걸 깨달았다.


스마트폰도 그렇다. 모든 걸 간편하게 했지만 거북목 증후군, 시력 저하 등 건강의 불편으로 갈아 끼워졌다.

인간은 불편의 해소를 갈망하지만, 결국 온갖 불편함을 감내하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사람이 일을 하는 것도 돈 없는 불편함이 두려워 당장 몸과 마음의 불편함을 선택하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운동도 마찬가지다.

나중에 병들고 기력 없어지는 불편함을 줄이려고 지금 몸의 불편함을 선택하는 것이다.


지금 조금 불편해 보여서 피하고 싶은 것들을 마주하자.

더 크게 돌아오지 않게 지금 작게 불편하자.


*아모르파티(Amor Fati)로 가는 스물한 번째 마음가짐

불편하다고 생각해서 피한 것들은 결국 다른 불편함으로 돌아온다. 지금의 불편함을 감수하자.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


글쓴이/그린이 : 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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