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이어지게 해주는 원동력
그냥 세상은 조금 더 착한 사람이 조금 더 애쓰고 살 수밖에 없어요.
엄청난 손해 같지만 나쁜 사람한테 세상을 넘길 순 없잖아.
우린 어떻게 보면 지구를 지키고 있는 거야.
드라마 '멜로가 체질' 중
올해 들어서만 사람을 믿은 것을 두 번 후회했다.
올해가 된 지 아직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한 번은 스레드에서 무료강의 신청을 했을 때였고
두 번째는 선의로 화장실에서 핸드폰을 빌려줬을 때인데 두 번 모두 내게 찜찜함과 불쾌함을 남겼다.
구글 폼을 작성하면 무료강의를 제공한다고 했던 사람은 개인정보 탈취 후 나를 차단하고 무료강의를 제공하지 않았고 내게 전화기를 빌린 소녀는 수상한 번호들을 내 통화 기록에 남기고 사라졌다.
세상은 역시 승냥이 떼로 가득하구나. 나는 지금껏 줄곧 그렇게 생각해 왔다.
최근의 일들은 나로 하여금 그 믿음을 상기시켰다.
각종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매니아였던 나는 사람이 제일 무서운 존재고 사람이 사람에게 못할 일이 없다는 생각을 해왔다.
사람이 징글징글한 순간도 있는 반면, 감동도 사람으로부터 받는다.
누군가는 얼굴도 모르는 나를 위해 좋은 말을 써주고 나에게 도움 되는 정보를 막 퍼준다.
막 어리둥절해질 정도의 호의를 베푼다.
누군가는 생전 처음 보는 나를 환대하고 따듯한 말을 건네준다.
그런 사람들 덕분에 사는 것 같다. 삶이 이어지는 것 같다.
사람이 지겨워도 막상 사람을 떠나서 살 수는 없었다.
세상에서 완전한 독립은 없다.
늘 우린 누군가에 의해 제공되는 것들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돈을 주고 사는 것 또한 그들이 제공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람에게 속아놓고 사람에게 결국 기대어 운다.
불교에는 '연기론'이라는 것이 있다. 세상 모든 것이 얽혀있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떠받치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돕고 있다.
서로가 서로의 길을 막지 않고 그냥 제 갈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마저도 어쩌면 서로를 돕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생각하면 거리에서 마주치는 아무 상관없어 보이는 사람도 고마워진다.
*아모르파티(Amor Fati)로 가는 스물세 번째 마음가짐
사람들 때문에 힘들어도 사람들로 인해 내가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감사하자.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
글쓴이/그린이 : 기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