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넣을 것들은 좋은 것으로

한때 좋아했지만 이제는 안녕

by 기역

안 좋은 걸 몸에 담는 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

오랫동안 매운 음식을 사랑해 왔다.

회사에서 집에 왔다 갔다 하면서 길에서만 3시간을 버렸다.

'나가서 살면 모든 게 다 돈이다'라는 이유로 경기도에 있는 집에 어떻게든 붙어살면서 서울로 통근을 했다.

감각이 예민한 내게 오만 별별 사람이 붐비는 지하철과 버스는 스트레스 그 자체였다.

저녁을 먹을 때마다 청양고추를 먹었다.

매운 음식을 곁들인 폭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몸에 안 좋은 건 죄다 중독성이 있다.

맵기로 소문난 떡볶이를 즐겨 먹었고 아침에도 빈 속에 매운 볶음면을 먹기도 했다.

그러나 한 해 한 해 시간이 갈수록 몸이 버거워하는 게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어느새 일명 맵찔이가 되어 있었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건강 상태 때문에 받아들여야만 했다.

사실 그때 내 식생활을 돌아보면 매운 것뿐이 아니라 패스트푸드도 많이 먹었다.

급하게 만든, 정성이 결여된 음식이 몸에 좋은 기운을 줄 리가 없다.


꼭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는 사람이 있는데 그중 한 명이 나다.

문제가 생길 때까지는 방치하다가 꼭 문제가 생겨야 그걸 고치려 들고 잘할걸 아쉬워한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위장에 시비를 걸지 않는다.

지금은 청양고추를 저녁마다 먹는 걸 그만둔 지 오래다. 다음날 더 힘든 걸 알기 때문이다.

혀는 안 매워했어도 위장과 항문은 매워할 수 있다.

패스트푸드도 자주 먹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몸이 힘들어지고서 비로소 매운 음식을 멀리 하게 되었고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몸의 통증도 현저히 감소했다.

아무 음식이나 먹는 건 정말 몸에게 못할 짓이라는 것은 빨리 깨달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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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도 그렇고 마음 역시도 몸에다 차곡차곡 넣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엔 '먹는다'는 표현이 굉장히 많다.

알아먹다, 욕먹다, 애먹다, 까먹다, 맞먹다, 편 먹다, 겁먹다, 좀먹다, 더위 먹다, 화장이 잘 먹다 등...

마음도 '마음을 먹는다'라는 표현을 한다.

그러니 아무거나 넣을 수야 없다.

마음이 특히 그렇다. 누구를 싫어하는 마음은 독이 된다.

이심전심이라 좋아하는 마음만 전달되는 게 아니라 내가 싫어하는 마음도 그 대상에게 가서 닿는다.

독을 마음에 품어봐야 결국 내 손해다.

매움도, 미움도 몸에 아무런 득이 되는 것이 없다.


매운 걸 완전히 일절 끊어내지는 못했다.

예전만큼 즐길 수 없게 되었을 뿐 가끔은 찾는다.

그렇지만 전보다 맵고 몸에 안 좋은 것들은 적게 먹기 위해 노력한다.

몸에 안 좋은 음식을 멀리하고 사람을 미워하지 않으면 좀 더 나은 삶이 펼쳐지리라 믿는다.


*아모르파티(Amor Fati)로 가는 스물두 번째 마음가짐

몸에 좋은 음식, 몸에 좋은 마음을 담자.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


글쓴이/그린이 : 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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