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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나다로 떠난 벨라 Apr 22. 2022

나의 호기심이 환경을 파괴한다면?

4월 22일 지구의 날을 기념하며

이곳에 와서 태어나 처음으로 나의 단순 호기심이 환경을 망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엄청 많이는 먹지 못하는 소식가였다. 그래도 호기심은 엄청났던지라 먹고 싶은 음식이나 갖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우선 먼저 사고 보는 어린이였다. 맛있는 음식을 사놓고도 한 입에서 많게는 세 입정도만 먹고 버리기 일수였다. 이 습관은 어른이 되어 캐나다에 와서도 여전히 유효했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음식을 직접 만들어먹기보다는 사 먹는 게 더 편했다. 사 먹는 건 좋은데 식당과 편의점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고를 때마다 100이면 100 실패를 해서 모두 두 입 먹는 것이 최대였고 결국에는 모두 다 쓰레기통행이 되어버렸다. 이런 패턴으로 일주일이 지나니 갑자기 마음속 한편으로는 지구에게 그리고 하루 한 끼도 잘 먹지 못하는 같은 지구에 사는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나의 호기심 가득 찬 한 입을 달래주기 위해 태어나 나에게 선택되어 바로 버려지는 음식들이 하루, 이틀, 세 달, 육 년 ••• 축적되면 얼마큼이나 될까 생각했다. 생각할수록 지구에게 미안했다. 지구는 아무런 대가와 이유 없이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절대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당연한 공간을 선물해 주었다. 그런 내가 지구에게 도움은 못 되어도 해로운 짓은 하지 말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 뒤로 웬만하면 내 입 맛에 맞는 음식은 내가 직접 해 먹기로 했다. 덕분에 깜빡하고 있던 요리할 때의 설렘이 기억났고 더 이상 쓰레기통 앞에 음식을 버리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사소하지만 지구를 파괴하는 호기심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런 나를 너무 나쁘게 바라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나름 스스로를 호기심 마왕으로 부르며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다 해봤지만, 마음속에 못 해본 한 가지가 있다. 이는 환경파괴의 주범처럼 보이는 액체 괴물을 사보는 거다. 한 때 너튜브에서 엄청나게 화제가 되어 심지어 동네 어느 문방구를 가도 팔만큼 대중화된 장난감이다. 가격도 얼마 하지 않았지만, 몇 번 만지며 촉감놀이를 하기에는 정말 좋겠지만 바로 버려지는 액체 괴물이 환경에 좋아 보이지 않아서 아직까지 구매를 못하고 있다. 나도 안다. 음식은 버리면서 액체 괴물은 몇 년째 안 사고 있는 나는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여러 방면 형평성 있는 올바른 환경운동 지침서가 필요한 애어른이다. 그래도 내 방식대로 나름 양심 있게 지구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배워갈 거다. 그러니 잔소리를 하려고 했다면 잠시 넣어두기를!


이 외에도 환경 관련되어 던지고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 1년 전, 한 다큐멘터리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지구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와서 충격을 받았다. 환경에 문외한이었기에 사람들이 핸드폰을 많이 사고 새로운 핸드폰으로 바꾸면 핸드폰들이 많이 버려져서 그런가? 싶었다. 아니었다. 이유는 바로 새벽이든 특정 시간대에 우리가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며 핸드폰만 하고 침대에 포근히 누워있는 이 행위가 지구를 파괴한다면 것이란다. 너무 충격적이었다. 아니,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 누워서 핸드폰을 하기만 해도 환경을 파괴한다니. 다큐멘터리 설명은 이랬다. 우리가 핸드폰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기와 와이파이 같은 것들을 사용해야 하고 그 통신을 받는 장치 같은 것들이 있는데 그 장치들이 열을 엄청나게 받게 된다. 그러면 그 열은 지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내 기억이 왜곡되거나 비전문가로 설명이 미흡할 수도 있으니 적절히 알아들어주기를 바란다) 나는 이 개념과 설명을 듣고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분리수거를 잘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지양하는 부분까지는 수용되는 범위의 개인이 실천 가능한 환경운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스마트폰 사용도 되도록 지양해야 한다면 나는 참말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부분에 대해 아직도 스스로 마음의 결론이 잘 나지는 않았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도 지구는 사람의 피해를 받고 있음을 깨닫기 충분히 큰 교훈을 준 다큐멘터리였음은 분명했다.


옛날에는 기업들이 환경을 위한 운동에 동참하는 부분이 기업의 좋은 이미지 구축 등과 같은 브랜딩 차원으로 접근했다면 지금은 그들의 행위에 사뭇 다른 깊이를 느낀다. 나이키는 '지구가 없다면 스포츠도 없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2025년까지 나이키가 환경적으로 도움이 될 부분에 대해 실천 방향을 당당하게 내세웠다. 최근 환경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더 많은 대중들이 이를 체감하며 이슈가 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기업과 국가의 지구 보호 운동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지금에서야 우리가 알고 느끼는 이들의 환경 운동으로는 탄소 배출량에 따른 올림픽 개최 가능 국가 선정 여부와 이제 카페를 가면 더 이상 플라스틱 빨대를 볼 수 없고 텀블러 지참 시 할인을 해주는 현실 정도다. 솔직히 플라스틱은 인간의 편리함에 큰 도움이 되는 물질은 맞고 나도 사용하기를 좋아하지만 지양하고자 한다. 지금 당장 편하려고 환경에 좋지 않은 물질을 사용하면 결국 나중에는 더 큰 불편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을 잊지 말자.


갑자기 2  말레이시아에서 일할 당시 알게  언니가 생각난다.  언니와 쇼핑을 하거나 카페를 가면 언니의 모든 행동은 거의 나에게 모두 센세이션이었다. 같이 쇼핑을 가면 아이쇼핑만   절대 옷을 구매하지 않았다. 심지어 나보다 월급이 높은데도 언니는 옷을 사지 않았다. 이유를 물어보니 저축이나 절약이 아닌 환경을 위해서 굳이 필요하지 않은 옷을 사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대학교 시절 패션을 전공했던 나에게는 엄청난 충격을 주는 말을 들은 것이다. 어느 날은 같이 카페를 갔은데 직원에게 주문할  플라스틱 빨대는 주지 말라고 했는데 직원의 실수로 커피와 빨대가 같이 나와버린 것이다. 언니는 약간 화가  것처럼 보이는 얼굴로 빨대를 반납하고 온다. 나는 생각했다. ? 굳이? 언니의 행동을 보면 약간은 오버하는  같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언니가 내심 멋있었다.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양치를 하는 언니를 유심히 보니 나무 칫솔을 사용하고 있었다. 언니에게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은 다소 무례할  같아서 하지 못했다. 지금 와서야 생각하는 것이지만, 시대를 앞서간 멋있는 언니였다. 나도 덕분에 그날 이후로 카페에서 웬만하면 빨대를 쓰지 않게 되었다.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나 하나쯤이라도 바뀌어야 내 주변 동네가 바뀌어 사회가 바뀌고 국가가 바뀌며 세계가 바뀌어 지구가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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