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우리의 모습
나의 학창시절, 요즘 말하는 중2병이 최고조였을 무렵, 내가 살던 브라질 청소년 교포들의 모습은 참 다양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3세는 드물었고 내 또래는 1.5세에서 2세 교포들이 주를 이뤘었는데, 보통 중고등학생들은 학교나 교회 등 본인들이 소속되어있는 곳에서 끼리끼리 그룹을 지어 다녔다:
첫번째 그룹은 한국이나 외국에서 갓 입성한 교포 그룹
두번째는 어렸을때 이민 온 1.5세 혹은 2세 교포 그룹(순한맛vs)
한국어와 현지어를 섞어쓰지만 현지어 비율이 훨씬 큼. 한국어가 서툰 애들은 말은 잘 못해도 알아는 듣는편. 항상 다니는 무리 외의 여러 인종의 사람들과 잘 어울림, 특히 일본. 꼭 한 그룹에 속한다기보다 두루두루 섞여 다니거나 그룹이 엄청 커짐. 다양한 애들이 있음. (그냥 어디서나 있을법한 교포느낌)
마지막 세번째는 2세 교포 비율이 높은 1.5세~2세 그룹(매운맛vs)
2세 비율이 높은만큼 현지어에 한국어 단어를 조금 갖다 쓰는 느낌. 가끔 까부는 현지인들과 패싸움도 마다하지 않음. 한국어 못해도 코리안 프라이드가 넘쳐서 한국 욕하면 용서안함. 약간 한국 중2병인데 한국 사람 아닌 애들이 걸려서 어설픈 중2병 느낌.
이렇게 3그룹으로 딱 나눠 정의하기엔 부족하지만 어린 내 눈에는 선명하게 각 그룹마다의 개성이 눈에 보였다. 사람들은 다 끼리끼리 논다고 하는데, 교포들의 경우 그 끼리끼리의 정도가 바로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아니었을까싶다.
특히 표현에 서툰 학창시절, 미성숙 투성이인 감정과 생각이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언어가 부족했을 때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는데에 한계를 느끼고 멀어졌다.
이민 기간이 길어지면질수록 교포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현지화 되면서 이런 특색있는 모습은 점점 보기 어려워지는것 같다. 다 지나보면 즐거운 추억이었고 그리워서 "라떼 시절"을 떠올리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