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존재다. 흥미롭게도 똑같은 현상이 사람들을 정반대 방향으로 이끌기도 한다. 권위에 질린 사람은 자유로운 곳을 찾아 떠나고, 혼란 속에서 자란 사람은 오히려 안정적인 질서를 갈망한다.
이러한 반작용적 움직임 자체에 옳고 그름은 없다. 문제는 이런 움직임이 종종 새로운 극단으로 우리를 이끈다는 점이다.
우리가 범하는 가장 큰 오류는 부분을 전체로 착각하는 것이다. 한 조각의 경험으로 세상 전체를 재단하려 한다. 권위적인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모든 규칙을 거부하거나, 방임적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모든 자유를 위험하다고 여기는 식이다.
이런 부분적 시각이 우리를 또 다른 극단으로 밀어낸다. 오른쪽 끝에서 왼쪽 끝으로 이동할 뿐, 진정한 균형점을 찾지 못한다.
해답은 흔들리지 않는 기준점을 세우는 것이다. 진정한 기준점은 "권위 대 자유" 같은 이분법을 넘어선다. "무엇이 진정으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서 출발한다.
진실과 정의, 사랑과 연민 같은 보편적 가치들이 그런 기준점이 될 수 있다. 이런 가치들을 내면화하면 외부 상황이 변해도 균형잡힌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권위가 정의를 위해 필요하다면 받아들이고, 자유가 진실을 위해 필요하다면 추구한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은 올바른 길잡이를 만나는 때다. 아무리 잘못된 길을 걸어왔더라도, 지혜로운 안내자를 만나면 방향을 바꿀 수 있다. 길잡이는 책일 수도, 깊은 성찰일 수도, 예상치 못한 경험일 수도 있다.
진정한 길잡이는 우리를 또 다른 극단으로 이끌지 않는다. 대신 "이것도 저것도 필요할 때가 있다"는 지혜로운 중도를 가르쳐준다.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성장할 지점을 찾아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치우치지 않는 삶이다. 이는 무미건조한 중립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반응하되 일관된 원칙에 뿌리를 두는 것이다.
세상은 단순한 이분법으로 담아낼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 그런 세상을 살아가려면 단순한 반응을 넘어서는 지혜와 균형감이 필요하다. 치우침 없는 삶, 그것은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는 균형 잡기의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