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트 Oct 13. 2021

프롤로그

고백에 앞서

오십이 되어버렸다. 

그냥 상상해본다. 지금 딱 이대로 나이만 31살이면 좋겠다고 이루지지 않을 그림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그렇게 된다면 나는 그때의 그 열정으로 지금의 이 자리에서 더 높이, 더 멀리, 더 신나게 나아갈 수 있을까? 명쾌하게 답은 하지 못하겠다. 그래도 지금까지 잘해왔다고 말해주고 싶다. 열심히 노력한 나에게...

내가 눈 감을 때 "참 잘했어"라고 스스로에게 칭찬해주는 삶을 살았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인생이라 여기고 있는 지금의 나는 내일 죽어도 그렇게 억울하진 않을 것 같다고 믿는다. 어쩌면 남기고 갈 필요성이 없는 인생이라 다른 이들의 무게보다 가벼워 보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은 외롭게 잘 견뎌내는 것인데...


     어라?

먼저 몸으로 신호가 오고 있습니다. 예전엔 살짝 아프다 말던 곳들이 지속적으로 통증이 오고, 여기저기 관절에서 '나도 아파요' 하고 아우성치기도 하고, 갑자기 열이 올랐다가 금세 사그라들고, 귀찮음을 이겨야 하는데 마음과 몸은 거리두기를 하고 있습니다. 서른 하나의 열정은 어디 갔는지, 그 만 분의 일도 남은 것 같지 않은 상태로 익숙해진 습관들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오십을 맞이합니다.


    그럼?

오늘 이후의 삶을 마주함에 있어 어떤 준비와 과정으로 좀 더 담대하게, 또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그렇다고 딱히 생각나는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복잡해진 머릿속을 좀 정리를 해보고 싶습니다. 우선 무엇을 시작할까라고 물어보니, 지나온 나를 찬찬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아마도 나 자신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을까, 미래의 나에 대한 방향을 유추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 이 글들을 쓰기로 마음먹어 봅니다.


   물론!

글을 쓰는 전문가도 아니고, 잘 쓰지도 못하지만 써놓고 나서 '나'라도 읽으면서 추억 삼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사를 잘 알아야 미래가 있다고 하듯이 나 개인으로서의 역사라 생각하고 쓰다 보면 좀 더 잘 늙어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설프게나마 이 공간에서 어느 세상 어떤 이가 어른이 되기 위해 힘겨운 인생을 살아낸 이야기를 고백하려 합니다. 마지막 눈 감을 때 이 고백이 부끄럽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