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손실을 극복하는 하루
간헐적 단식 5일 차. 어젯밤에 갑자기 밀려든 식욕에 밤식빵을 먹어버렸다. 길쭉한 전체 식빵에서 삼분의 일정도? 우유랑 같이 와구와구 먹은 뒤에도 왠지 죄책감은 들지 않았다. 저녁을 가볍게 먹었기 때문일까? 단식이라고 하기도 뭐 하지만 요즘은 15시간 공복을 유지하려고 한다. 정확히는 저녁을 6시쯤 먹고 아침 9시 이후에야 다시 무언가를 먹는다.
단식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루틴이지만 나름 효과는 있다. 체중이 피크를 찍었던 지난 유월초보다 3kg가 빠졌다. 효과가 확실하니 아주 신명 난다. 숫자가 뭐라고. 아침마다 마주하는 저울에 찍힌 숫자에 보람이 생긴다. 문제는 며칠 전 테니스를 치러 나가서 잠깐 치고는 갑자기 어지러워져 집으로 돌아온 일이었다. 무리하지 말라는 몸의 신호일까?
나는 잔병치레가 많지만 몸이 아픈걸 되게 싫어하는 편이다. 체중이 적게 나가면 적게 나가서 아프고 많이 나가면 많이 나가는 대로 컨디션이 안 좋다. 나는 살이 잘 붙는 체질이고 또 조절하면 금방 빠지는 편이라 5kg 정도는 항상 고무줄처럼 왔다 갔다 한다. 최근 들어 좀 불었다 싶었지만 방심했다. 그게 문제였을까 일정 무게에서 늘기만 하고 줄지는 않는 기현상이 생겼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나는 최근 간헐적 단식 어플을 다운로드하여서 식사시간과 공복시간을 체크하고 있다. 그냥 야식을 금지하자는 다짐보다 시간을 기록하고 '간헐적 단식'이라는 멋진 이름을 붙여주니 더 효과가 좋다. 이름 붙이기의 힘이 이렇게나 클 줄이야. 덕분에 체중이 줄고 있다는 성과도 있지만 앞으로도 이 정도는 유지할 수 있겠는데? 하는 자신감도 생긴다.
하지만 새로운 고민이 하나 생겼다. 체중 감소와 붙어 다니는 근손실이다. 근육이 다 빠져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근육이 적어지면 체력도 안 좋아질 텐데! 내가 바라는 건 깡마른 몸보다 강한 몸인데 말이다. (마른 몸도 좋지만 나는 마른 몸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ㅎ) 결국에 건강한 체중은 에너지나 컨디션과 같이 가야 하는 것이다.
근손실 이슈를 극복하기 위해서, 아침 공복에 운동을 가볍게 30분 정도 해주고 테니스는 땡볕에는 금지해야겠다. 그리고 단백질을 더 챙겨 먹어야겠다. 또 체중이 줄어서 신나긴 하지만 체중에 너무 연연하지 말아야지.. 식이 조절이 단순히 체중을 줄이기 위한 게 아니라 건강한 루틴을 만들기 위한 방법임을 늘 명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