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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강 Jul 08. 2021

직업이란 무엇인가

퇴직을 앞두고 생각해 본다. 회사란 무엇일까. 직업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이 그토록이나 그만두고 싶어 하고 욕을 하면서도 결국 다닐 수밖에 없는 회사는 무엇이며 직업은 무엇일까? 


이런 세 컷짜리 만화를 본 적이 있다.


"행운의 복권에 당첨된 분을 만나보겠습니다." 


"당첨금으로 거액을 받으셨으니 앞으로 일하시지 않아도 되겠네요."


"일은 계속해야죠. 앞으로도 직장을 계속 다닐 생각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일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죠?"


이 만화 뒤에는 한 줄짜리 질문이 나온다. 


"기자의 마지막 질문에 나라면 어떤 대답을 할까?"


나는 분명히 대답할 수 있다. 거액의 복권에 당첨되면 계속 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좀 더 보람찬 일을 할 것 같다. 아마 대다수의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믿는다. 돈이 있는데 뭐하러? 


당연하게도 내 대답은 정답은 아니다. 정답은 이렇지 않았을까. "일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닙니다. 자아실현을 위해 계속 일을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남들이 사는 수준의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직업이 없어도 너무나 괜찮다. 


직업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뭘까?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명예? 많은 것이 있겠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 수준 이상의 돈이지 않을까. 그럼 돈은 얼마 정도가 필요할까? 삼시세끼 굶지 않을 만큼? 이건 아닌 것 같다. 아주 옛날이면 모르겠지만 요새는 세 끼 걱정으로 일을 다니는 사람들은 적을 것 같다. 그럼 세 끼를 먹을 수 있고, 친구들을 만나서 여가 생활도 즐길 수 있으며, 남들에게 적당히 돈이 없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소득? 


그 정도면 괜찮을 것도 같다.


책에서는 직업이 단순 생계유지 수단이 아니라 자아실현의 장이라고 말하지만, 직업을 통해 돈도 벌고 자아실현을 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회사를 퇴직하면서도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 스스로 회사를 나가더라도, 회사를 나가면서 아.. 행복해 죽을 것 같다. 이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당분간은 행복할 수 있어도 길게 보았을 때는 앞으로의 생계가 걱정될 테니 말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우리는 결국 사고 싶은 것을 사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게 해 주는 돈을 위해 회사를 다닌다. 


그런데 돈을 위해 쓰는 시간이 하루에 여덟 시간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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