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줄인다는 건, 방향을 다시 고른다는 뜻이다

by 비하인드 예린

언제부턴가 우리는 ‘빠름’을 효율과 동일시하게 됐다.

빠르게 일하고, 빠르게 판단하고,

빠르게 결과를 내야 한다고 배워왔다.


그런데 빠르다는 건,

꼭 옳다는 뜻이 아니다.

많은 경우,

빠름은 불안을 감추는 다른 이름이었다.


기획자로 일하며 배운 건,

모든 일에는 ‘적정 속도’가 있다는 사실이다.

속도가 맞지 않으면

좋은 기획도 흐트러지고,

의도도 변질된다.


삶도 마찬가지다.

무언가를 너무 서둘면

정작 중요한 신호를 놓치게 된다.

생각보다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느냐다.


나는 요즘 속도를 조절하는 연습을 한다.

일정을 다 채우지 않고,

빈 시간을 일부러 남겨둔다.

그 안에서 생각이 숙성되고,

아이디어가 깊어진다.


빠른 실행보다 중요한 건

정확한 방향 설정이다.

속도를 늦추는 건 게으름이 아니라

방향을 다시 점검하는 기술이다.


하루의 끝에 계획을 다 이루지 못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속도보다 리듬이다.

내가 견딜 수 있는 속도로 살아가는 것.

그 리듬이 쌓여 나만의 페이스가 된다.


오늘의 생활노트

오늘 하루, 내가 ‘빨라서 놓친 것’ 한 가지를 떠올려보기

그 일을 다시 천천히 했더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에게 맞는 속도는 몇 bpm인가 — 느리게, 그러나 단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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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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