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에서 이틀째 밤. 자려고 누웠는데 양쪽 가슴이 돌처럼 무겁고 단단하다. 자세를 바꾸려 옆으로 돌아눕는데 세상에, 돌무더기 같은 가슴이 몸과 함께 쓸려 기울면서 난생처음 겪는 고통이 찾아왔다. 아, 이게 말로만 듣던 젖몸살이구나, 누군가는 출산보다도 더 고통스럽다던 젖몸살. 속옷을 입지 않고 있었는데, 가슴이 너무 무겁고 아파서 주섬주섬 속옷을 꺼내 가슴을 받쳐줘야 했다. 똑바로 누워도 아프고 옆으로 누워도 아프고 어떻게 어떻게 신음하며 겨우 잠을 청했다.
오전에 가슴마사지를 받으며 가슴이 아픈 이유와 유축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방에 돌아와 젖몸살, 모유수유에 관한 영상을 여러 개 찾아보고 관련 글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리고 그제야 아차, 내가 수유에 대해 너무나 무관심했고 너무나 무지했음을 깨달았다.
왜 아무도 모유수유에 대해 공부하라는 얘기를 안 해줬을까, 나의 무지에 대한 원망을 잠시 남 탓으로 돌려봤다. 나는 정말 철저하게 이 세계에 대해 몰랐다. 조리원 입소 때 작성한 설문지에 수유방식을 선택하는 항목이 있었는데, 고민해 본 적이 없어 뭘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머뭇거리자 원장님은 그럼 혼합수유에 체크하라고 했고 그냥 거기에 동그라미를 쳤었다. 사실 혼합수유가 뭔지도 제대로 몰랐다.
이후 이틀에 한 번씩 가슴마사지를 받으며 마사지 선생님과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눴는데,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코로나 이후로 수유에 대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한다. 다 같이 모여 수유를 하는 문화가 사라지면서 나처럼 수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조리원에 입소하는 산모가 많아졌다고. 수유가 얼마나 중요한데, 그런 산모들의 모습을 보며 본인도 한동안 당황스러우셨다고.
지나고 생각해 보면 수유방식에 대한 고민은 자연분만이냐 제왕절개냐를 고민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주제이다. 수유는 출산부터 돌 때까지 일 년이라는 긴 시간 이어지는 육아의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생각보다 등한시되는 주제인 것 같다. 주변에 임신한 지인이 있다면 나는 출산방식보다 수유방식을 미리 고민해 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아무튼 나는 출산 5일 차, 수유라는 거대한 산을 마주하게 되어 혼란의 소용돌이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