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부부가 본 영화 파이란
줄거리 소개
인천에서 3류 양아치로 전전하던 강재(최민식 분). 불법 테이프를 유통시키다가 걸려 열흘 간의 구류를 살다 돌아올 만큼 보잘것없는 삼류 건달이다. 한창때 같이 구르던 친구 용식은 어느새 조직을 거느리고, 별 볼 일 없이 거추장스럽기만 한 친구 강재에게 나이트 삐끼나 서라고 한다. 그래도 고향에 배 한 척 사 가지고 돌아갈 소박하고 부질없는 꿈을 꾸는 강재. 오락실을 방황하며 인형 뽑기 오락에만 열중하는 것이 그의 일과. 어느 날 용식이 술을 청하던 날 밤, 그는 엄청난 사건에 휘말려 들게 되는데. 자신의 꿈인 배 한 척과 남겨진 인생의 전부를 맞바꿔야 하는 강재. 그런 그에게 '파이란'(장백지 분)이라는 이름을 가진 중국 여인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네이버 영화 정보-
포스터 문구가 기억에 남습니다.
'세상은 날 삼류라 하고 이 여자는 날 사랑이라 한다.'
삼류 건달 인생의 남자와 한 중국 여자의 이야기를 그려 낸 이 영화는
최민식의 명연기와 장백지의 미모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 장백지의 순수했던 얼굴에서 처음 한국에 도착한 아내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생소한 한국 땅에서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저 하나밖에 없었을 24살 아내를 떠올리니 애잔하기도 하고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돈이 궁했던 강재(최민식)와 체류비자가 필요했던 파이란(장백지)은
서류상 위장결혼을 합니다.
딱 한 번(영화 막판 강재의 비디오 가게에서 경찰에 끌려가는 것을 본 파이란)을 제외하면
제대로 마주친 적 없는
두 남녀의 이야기
'세상은 날 삼류라 하고 이 여자는 날 사랑이라 한다.'
라고 포스터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비록(?) 위장결혼이 아닌 실제 국제결혼 부부인 저희는
이 영화를 어떻게 보았을까요?
퇴근이 늦은 아내를 대신 해 아이의 등교와 하교, 학습지도를 맡고 있습니다.
빨래 이외의 집안일, 청소와 주방일도 하고 있고,
요리에 있어서는 일류 요리사라고 생각합니다.
아내에게서 느껴집니다.
'세상은 날 삼류라 하고 이 여자는 날 일류라 한다.'
술과 담배는 제 인생의 동반자였습니다.
담배 냄새로 싸우기를 수년간
다행히 담배는 끊은 지 2년 반이 다 되어갑니다만
술은 못 끊겠습니다.
조용히 술만 먹고 있으면 다행이건만
기분이 좋아진 저는 아내에게 한심한 장난을 칩니다.
술 마시고 유튜브나 보며 시간 때우는 저를 쳐다보는
아내에게서 느껴집니다.
'세상은 날 삼류라 하고 이 여자도 날 삼류라 한다.'
주인공 강재는 친구이자 조폭 두목인 용식의 죄를 뒤집어쓰고
자신의 꿈인 배 한 척과 남겨진 인생 맞바꾸라는 용식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강재는 파이란의 죽음과 남겨진 편지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기로 결심하고 용식의 그 제안을 거부합니다.
거부의 대가는 강재의 목숨이었습니다.
이쯤 되니 아내는 파이란이 아닌
'용식' 일수도 있겠구나 싶습니다.
왠지 중간부터 이상하게 감정이입이 된다 싶더니만.
영화를 다 보고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나도 이제 매일 글을 쓰며 새로운 인생을 살기로 결심했다. 세상이 날 삼류라 해도 당신의 사랑이면 난 충분하다. 준비됐지?"
어느새 제게 다가온 아내는
살며시 포옹하는 척하며 제 목을...
"야~ 용식아! 아니 여보~ 내 목! 목!"
저는 그저
"탭! 탭!" 하며
아내의 팔을 칠 뿐입니다.
이상 영화 '파이란' 감상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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